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의혹 문제에 대해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하고,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대통령 탄핵이나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도대체 국민을 어떻게 보고 하는 수작들인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김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아들들의 망국적 범죄행위에 대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땐 하나같이 ‘수사 중의 사건에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자’며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했다. 그러던 민주당이 어째서 검찰이 지금 한창 수사에 전념하고 있는 병역의혹 건에 대해서만은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는지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 이 또한 명백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공적자금 교육 외교 등 현 정권의 실정이 계속될 때도 가만히 있다가 자기 당 후보 아들의 병역의혹을 들고 나오자 이제야 정권 퇴진을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여야 모두 오직 정권을 잡겠다는 야욕에만 눈이 멀어 국민이 어떻게 보는지도 모른 채 수단을 가리지 않고 얄팍한 계략으로 입지를 확보하려는 모리배 집단인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