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無추세… 無대표주… 無신뢰…코스닥시장 오리무중

  • 입력 2002년 7월 31일 17시 52분



코스닥시장이 언제쯤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코스닥지수가 며칠째 지수 60선을 넘지 못하고 50선 후반에서 맴돌고 있다. 96년 증시가 출범할 때 지수가 100이었으니 6년 동안 시장 전체가 반 토막이 난 상황.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는 게 주가지만 코스닥지수는 종합주가지수와 달리 ‘하락의 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3무(無) 증시〓코스닥은 △주가의 독자적인 추세 △시장을 대표하는 대표주 △투자자의 신뢰 등 시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3가지 요소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증권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코스닥은 차트를 보는 게 의미가 없다. 이동평균선이나 각종 기술적 분석도 전혀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그림이 안나오는’ 시장이다. 추세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추세가 무너진 증시는 독자적인 상승 여력을 찾을 수 없기 마련. 코스닥이 미국 증시와 거래소의 주가 추이에 따라 종속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F나 국민카드처럼 코스닥보다는 거래소가 어울리는 몇몇 종목을 빼면 코스닥시장에 걸맞은 간판 대표주도 없다. 업종 대표주라 불리는 다음 새롬기술 장미디어 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의 주가 그래프는 쳐다보기 민망할 정도로 망가진 모습. 펀드매니저 등 ‘큰 손’들이 실적이 좋은 업종 대표주 위주로 투자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대표주가 없는 코스닥시장의 미래는 어둡다는 평가.

각종 벤처 비리에 이어 최근 연예기획사 관련 비리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비리 의혹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문제.

▽아직도 고평가〓출범 당시에 비해 시장 전체가 반 토막이 났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다. 거래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 수준인데 비해 코스닥은 무려 56배에 이른다. 같은 이익을 낸 기업이라면 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가 거래소 상장기업에 비해 3배 이상 비싸게 거래된다는 의미.

주가가 2000년 기술주 거품 당시에 비해 5분의 1로 하락했는 데도 아직 PER가 이처럼 높다는 것은 등록기업 중 이익을 제대로 내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휴맥스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조차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는 것은 코스닥시장이 힘을 잃었다는 증거”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코스닥에서는 당분간 장기투자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주요 지수 주가수익비율(PER)
시 장PER
거래소18.07
코스닥56.50
다우존스24.10
S&P50032.33
2002년 7월 30일 기준. 자료:한국증권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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