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이정미/열악한 어린이집 환경 이해를

  • 입력 2002년 7월 15일 18시 45분


11일자 A7면 독자의 편지 ‘아이 병원 못 데리고 가겠는데요’를 읽고 쓴다. 아이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바로 달려갈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 안타깝겠는가. 그러나 사무보조원이나 보조교사 없이 아이들을 하루 10∼12시간씩 보육하는 교사는 아픈 아이 한 명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나머지 많은 아이들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 것인가. 만약 교사가 병원에 아이를 데려간다면 옆반 교사는 두 반 아이들을 돌보아야 하고 족히 1, 2시간 걸리는 그 사이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겠는가. 화장실 한 번 가려 해도 옆반 교사에게 잠시 부탁해야 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일 때는 참아야 한다. 코앞에 있는 은행에도 한번 가기 쉽지 않고 아파도 병원 한번 가기 어려운 것이 ‘어린이집’ 교사다. 교사로서도 열악한 ‘어린이집’의 현실이 안타깝지만 ‘어린이집’이 냉정한 곳으로 왜곡되는 것은 더 더욱 안타깝다. 국가는 열악한 ‘어린이집’의 현실을 직시해 교사가 보육에만 전념할 수 있고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시급히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정미 서울 성동구 홍익동·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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