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장들 "토요 영업점 안늘린다"

  • 입력 2002년 7월 12일 18시 28분


시중은행장들은 주5일 근무제 정착을 위해 고객이 불편을 겪더라도 토요일에 문을 여는 점포 수를 늘리거나 업무 범위를 알리는 홍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12명의 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비공개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 “은행들이 토요일에 문을 여는 점포의 위치와 업무 범위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장들은 “주5일 근무제 정착을 위해 관공서에 있는 전략점포는 어쩔 수 없지만 지역별 거점점포는 가급적 빨리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며 “거점점포 위치를 널리 알리면 그곳에 고객이 몰려 8월부터 영업을 중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반론을 폈다.

은행장 2명이 이같이 말했고 나머지 은행장들은 고객을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박 총재가 미국 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묻자 은행장들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은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지만 달러약세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당국의 직접 시장개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은행장들은 “환율 하락으로 중소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대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환율 변동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비투자와 관련해 은행장들은 “수요처를 점검한 결과 중소기업에서 노후설비 교체를 위한 자금수요는 있지만 대기업들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설비투자에 유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한은은 하반기 설비투자가 1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