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월드컵 벤치신세 한 풀겠다”

  • 입력 2002년 7월 9일 17시 59분


“월드컵과 프로축구는 다르다.”

월드컵을 벤치에서 보냈던 ‘태극 전사’들에게 프로 그라운드는 또 다른 기회.

김남일, 김태영(이상 전남 드래곤즈), 홍명보(포항 스틸러스)등 주전 선수들이 체력 소진과 부상 등으로 7일 개막전에 이어 10일 경기에도 출장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벤치 워머’였던 선수들에게 프로축구는 한달 내내 숨가뿐 경기를 치렀던 주전 선수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 당장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무대다.

울산 현대의 현영민은 7일 개막전이 프로 데뷔전이었다. 1주일 가량의 겨울 훈련을 팀과 같이 했을 뿐, 소속팀과는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현영민은 울산팀에서도 스타로 떠 있었다. 울산 김정남 감독은 10일 경기에서 현영민을 선발로 투입할 속내다. 왼쪽 사이드 백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월드컵에서 현영민은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현영민은 그래도 아쉬움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현영민은 “한번 뛰어보고 싶었지만 형들이 너무 잘했다”며 “많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리그는 그 동안 배웠던 것을 토해낼 기회. 그는“경기 감각만 찾으면 프로 경기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거미손’ 이운재(수원 삼성)에 막혀 늘 ‘출장 대기’만 했던 골키퍼들도 10일에는 나란히 선발 출장이 예상된다. 포항 스틸러스의 김병지와 대전 시티즌의 최은성. 김병지는 “잃었던 자존심을 찾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이제 프로에서 진짜 거미손 경쟁을 벌여볼 작정이다. 최은성 역시 대전의 붙박이 수문장으로 자리를 지킬 준비가 됐다.

수원 삼성의 최성용은 6일 아시안수퍼컵에서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과의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나서 국내 프로리그에 ‘신고식’을 한 최성용은 왼쪽 사이드에서 미드필드 중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김호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안양 LG의 ‘신세대 스타’ 최태욱은 터키와의 3,4위전에서 단 12분만을 뛰었을 뿐이지만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 7일 교체로 들어갔던 최태욱은 “프로 경기에 적응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관중이 많아서 경기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는 사이드 어태커 최태욱은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자신이 있다”며 “월드컵때 못 넣은 골을 K리그에서 잡아내고 싶다”고 ‘골 욕심’을 부렸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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