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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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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홍아!”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배다리 위에서 우홍이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동생 생=다!”
우철은 팔을 휘저으며 강둑을 뛰어내려가 두 팔로 균형을 잡으면서 배다리 끝을 달렸다.
“남자 아가?”
“응”
“그래도, 열두 살이나 차이 나니까 같이 놀지도 못하고 재미없겠다”
“아니다. 재밌다. 내가 여러 가지로 가르쳐줄 수 있다 아이가”
우철은 우홍의 목에 팔을 두르고 옆구리를 툭툭 쳤다.
“바보! 떨어지겠다!”
우홍은 우철의 팔을 뿌리치고 대기에 거품이 일 듯 소리내어 웃었다.
교복 차림의 밀양 심상(尋常)소학교 학생 두 명이 옆으로 지나갔다. 그 눈길이 저고리에서 바지로 흘러내려 1초 정도 짚신에 머물렀다가 강으로 옮겨갔다.
조선 사람이 다니는 밀양 보통학교에서 조금 더 가면 일본 사람들을 위한 밀양 심상 소학교가 있다. 일본 아이들은 운동화나 가죽 구두를 신고 있는데, 조선 아이들은 고무신을 신고 있으면 유복한 편이고 대개는 짚신을 신고 학교에 다닌다. 자갈길을 몇 시간이나 걸어 다니느라 발등과 발굼치에 피가 맺혀 있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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