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 아들들 너무 자랑스럽다”…대표팀 가족 표정

  • 입력 2002년 6월 23일 00시 01분


“홍명보, 슛, 골인….”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알리는 홍명보 선수의 슛이 골네트를 흔드는 순간 ‘거미손’ 이운재 선수의 부모가 살고 있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민들은 “이운재”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이준씨(32)는 “위기 순간마다 이 선수가 몸을 날리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는데 결국 승부차기에서 멋진 몸짓으로 슛을 막아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 선수의 누나 은주씨(35)가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의 식당에 모인 주민과 손님 등 100여명은 승리가 확정된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은주씨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잠시 실신하기도 했다.

설기현 선수의 어머니 김영자씨(47)가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내 과일가게에서는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인근 상인 10여명이 설 선수의 승부차기 슛이 성공하는 순간 “기현이가 어머니의 한을 풀었다”며 환호했다.

이날 김씨의 과일가게에는 강원도지사, 강릉시장, 설 선수와 이을용 선수의 모교인 강릉 제일고, 시민 등이 보낸 꽃다발이 쇄도했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김태영 선수의 고향집에서는 어머니 노상자씨(57)와 이웃이 모여 코뼈가 내려앉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한 김 선수를 응원했다.

노씨는 “태영이가 오늘 아침 전화를 걸어와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며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울먹였다.

인천 송월동사무소 2층에서 주민 80여명과 TV를 지켜보던 김남일 선수의 아버지 김재기씨(51)는 “이탈리아전에서 발목을 다쳐 걱정했는데 늠름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정리〓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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