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아일랜드여 자긍심을 가져라

  • 입력 2002년 6월 17일 20시 30분


승부차기까지 간 스페인대 아일랜드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였다.

1대1의 동점이 되기 직전, 도쿄도내 호텔에서 경기 관전중인 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승부가 어떻게 될지 묻길래 "1대1로 승부차기까지 갈 것이다. 결국은 스페인이 이길것"이라 답했다.

왜냐하면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여러차례 본 적 있어 스페인의 골키퍼 카시야스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볼이 움직이고 나서 자신이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결정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골키퍼다.

아일랜드가 8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낙담할 필요없다. 오히려 여기까지 힘겹게 싸워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대회 직전 국민스타가 된 주장 로이 킨은 감독들과 마찰을 빚어 대표에서 탈락됐다. 그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16강 이상의 힘을 보여준 아일랜드 대표이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는 특히 후반에 멋진 플레이들이 많았다. 끈질김과 강인한 체력으로 스페인 기술에 맞서 싸웠다.

키맨이 된 것은 포드 퀸이다. 그는 후방에서 날아오는 긴패스를 머리로 맞춘 다음 좋은 기회를 만드는 선수다. 상대는 이를 막으려 하지만 키가 큰 퀸과 공중에서 이길 승산은 적다. 때문에 스페인의 수비수 이에로가 골 앞에서 그의 점프를 막으려 하다가 유니폼을 세게 잡아당겨 페널티킥을 주고 말았다. 이것이 결국 동점결로 연결됐고.

승부차기에서 아일랜드 선수 세명이 골을 넣지 못했다. 처음엔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 운이 없다 할 수 있어도 나머지 두 골은 슛 자체가 별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스페인도 두 선수 연속해 실수를 범했다.

그만큼 선수들은 승부차기를 큰 부담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스토이코비치:아사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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