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6강 신화를 기대한다

  • 입력 2002년 6월 13일 23시 19분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늘 열리는 월드컵 축구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다. 패배는 곧 예선탈락을 의미하기에 한국팀의 결의는 비장하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다리는 국민의 모습에도 긴장이 가득하다.

포르투갈은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세계 정상급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우리보다 35단계나 앞선 5위의 포르투갈은 폴란드에 4골 차로 대승해 그 막강한 전력을 보여준 상승기의 팀이다. 그러나 한국 역시 폴란드와 미국을 상대로 1승1무승부의 전과를 올렸다. 외국 전문가들도 우리 축구의 달라진 모습에 경탄하고 있지 않은가. 선수들이 그동안 보여준 투혼과 집념으로 최선을 다하면 포르투갈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다.

특히 미국과의 2차전은 우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안겨 주었다.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쳐 비긴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한국 축구는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이 꺾은 포르투갈을 우리가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국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기기 위한 공격축구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그리고 앞선 경기에서처럼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동안 우리는 응원에서도 성숙한 시민정신을 세계에 보여 주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 정신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경기의 승리에 대한 희망만큼이나 간절하다. 승부에 관계없이 관중 모두가 질서 있고 자제력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개최국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자세이자 세계인들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 축구는 본선 첫 승리에 이어 16강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에 도전한다. 아무쪼록 그동안 선수들이 기울인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우리 모두 ‘붉은 악마’가 되어 태극전사들과 함께 승전고를 울리자. 필승 코리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