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중국 열풍에 제주도는 ‘四多島’

  • 입력 2002년 6월 8일 23시 03분


바람 돌 여자가 많다는 삼다도 제주가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 바람’이라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된 ‘사다도’라도 될 것처럼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중국이 서귀포에서 스타 군단 브라질과 경기를 치르게 된데다 지난달 26일부터는 보름 넘게 제주에 훈련캠프를 차려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 제주도 거리 곳곳에는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중국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려 이런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2만5000명의 중국인이 브라질전에 원정 응원을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해외여행 절차와 입장권 구입 과정의 어려움 탓에 8일 중국과 브라질의 경기에는 이런 예상치를 밑돌았어도 1만5000명이나 되는 중국 응원단이 응원전을 펼쳤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 7만1650명의 20% 정도가 단일 행사에 몰려든 셈이다. 이런 규모의 중국인이 제주를 찾은 적은 사상 처음이었다는 것이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측의 설명.

그러나 ‘거센 대륙풍’이 일었지만 제주도의 관광업계는 ‘월드컵 효과’가 실속은 별로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인의 씀씀이가 크지 않아 관광 수입 증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돈줄’로 꼽히는 일본 관광객이 월드컵 기간중 제주를 피하면서 특급 호텔과 골프장 등은 예년보다 한산했고 렌터카 이용률은 50%를 밑돌고 있다는 것.제주 롯데호텔 홍보실 강철윤씨는 “70% 정도를 유지하던 6월 객실 예약률이 올해는 60%로 떨어졌으며 중국인 투숙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와 함께 제주도에 ‘중국 바람’이 불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찻잔 속 태풍’인 듯하다.서귀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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