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회 없는 한 판 승부를 기대한다

  • 입력 2002년 6월 3일 18시 24분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우리의 첫 경기, 폴란드와의 월드컵축구 D조 예선전이 국민적 격려와 성원 속에 오늘 밤 부산에서 열린다. 한국축구의 숙원인 월드컵 본선 첫 승리와 16강 진출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경기에 전국이 긴장한 모습이다.

폴란드가 우리에게 버거운 상대인 것은 틀림없다. 최근 한국축구가 한 단계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등 객관적 평가에서 폴란드에 뒤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때 평가는 새로워지고 경이로운 신화는 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선수들이 갈고 닦아온 기량을 감안할 때 한국축구가 이번 대회에서 새 이변의 주역이 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아닌가.

“16강뿐만 아니라 그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출사표가 믿음직스럽다. 모든 조건이 우리 선수에게 유리한 홈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도 승리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 월드컵 본선에 처음 나온 세네갈이 세계 최강 프랑스를 꺾은 것 역시 우리에게는 용기를 주는 일이다. 상대의 명성에 몸을 내던지는 투지로 맞서 거인 골리앗을 눕힌 다윗의 이 승리를 우리가 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몸이 굳어 평소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응원 분위기에 휘말려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오로지 결과에 해당되는 일이다. 무엇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우리는 소중히 여긴다. 관중도 한국팀은 물론 폴란드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에는 박수를 보내는 포용력 있고 성숙한 응원매너를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 대표팀에 땀으로 쌓은 그동안의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국민은 경기가 끝난 후 승패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따뜻한 가슴으로 그들을 맞을 준비를 하자. 가자, 태극 전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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