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아시아팀‘안방돌풍’지켜보라

  • 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55분


일본팀 나카타 히데토시가 25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서 프리킥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일본팀 나카타 히데토시가 25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서 프리킥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아시아 돌풍 과연 가능할까.

사상 첫 아시아에서 열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안방에서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싸우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통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다크호스 중국 등 아시아 4개국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16차례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아시아국가는 북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북한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1대0으로 꺾고 8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번번이 남미와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으나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북한 이후 28년만에 16강에 진출하면서 아시아 축구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나라는 FIFA 랭킹이 가장 앞서는 일본과 최근 급상승세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이들은 모두 개최국이라는 강력한 어드밴티지를 안고 실력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

1993년 프로축구리그인 J리그를 출범시키며 축구 실력의 눈부신 향상을 이룬 일본은 1998년 처음으로 프랑스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아시아의 신흥 축구 강호로 떠올랐다.

특히 98 월드컵이 끝난 뒤 곧바로 프랑스의 ‘지장(智將)’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을 영입하고 본격적인 대표팀 수준 ‘업그레이드’에 들어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FIFA랭킹 32위에 올라 있다.

일본은 영국의 스포츠베팅사인 윌리엄힐이 최근 발표한 16강 진출 배당률에서 1.87대 1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또 영국의 최고 권위지 더 타임스는 29일 발간한 월드컵핸드북을 통해 일본이 8강에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와 벨기에, 튀니지 등과 함께 H조에 속한 일본은 벨기에와 치열한 조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팀이 30일 비내리는 가운데 달리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건웨이, 쑤마오전, 두웨이, 양푸, 추보. [로이터뉴시스]

이번 대회가 월드컵 본선 ‘6수’째인 한국은 첫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동시에 풀겠다는 목표. 일부 전문가들은 첫 경기 상대인 강호 폴란드만 꺾는다면 의외로 쉽게 16강에 오를 수 있고 최근의 자신감과 상승 무드를 잘 활용한다면 8강까지도 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94년 미국월드컵과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사우디는 자타가 공인하는 중동 축구의 자존심. 사우디는 이번 대회에서 독일 카메룬 아일랜드 등 강호들과 함께 E조에 편성돼 전력상으로는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독일은 세대 교체에 실패해 예전의 실력이 아닌데다가 카메룬은 경기의 굴곡이 심해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은 세계 최강 브라질과 유럽의 강호 터키, 코스타리카와 같은 조에 편성돼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명장 밀루티노비치가 역대 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은 팀을 네차례나 16강 이상으로 끌어올린 점을 생각하면 결과를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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