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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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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나 활동이 뜸했던 작가 이재연이 오랜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목련꽃 사이 슈베르트곡에 묻혀 살던’ 작가가 담담하게 그려가는 사랑에 관한 아프고도 시린 잠언이다.
어느날 갑자기 한마디 말도 없이 남편 성일은 집을 떠나 버렸다. 결혼의 환상은 깨지고 현실 속의 그는 한발짝씩 떨어져 나갔다. 그의 잔인한 선택 뒤에 남겨진 승아는 자동차보험 영업사원으로 치열한 삶의 현장에 발을 내디뎠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으로 인해 황폐한 사막에 사는 것과 다름 없었던 승아의 친구 혜림은 그림에 자신의 마음을 쏟아 붓는다. 승아는 근육통을 앓고 있는 어린 남자를 사랑하고, 혜림의 주위를 맴도는 명우는 혜림만을 기다린다.
‘보이지 않는 세계, 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그 어디를 향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을 향해서 나아간다.… 낯선 항구의 선창가에서 서로가 훔쳐 본다고 해도, 이 지상의 덧없는 그림자들은 서로를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이다.’
사랑도, 삶도 그런 것인가.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정체를 모른 채 그저 휘감겼다 어느새 놓여나는 사랑과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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