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구촌 표정]월드컵 열풍 지구촌 들썩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1분


아프가니스탄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난민캠프 어린이들(사진:AP연합)
아프가니스탄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난민캠프 어린이들
(사진:AP연합)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세계는 하나의 ‘월드컵 지구촌’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 팬들은 국가의 장벽과 밤낮의 시차를 넘어 실시간으로 하나의 맥박을 공유하는 4년 만의 축제를 흥분과 설렘 속에서 맞아들이고 있다.

▼폴란드▼

4일로 다가온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둔 폴란드는 한국팀의 전력 급상승에 아연 긴장하고 있다.

주 폴란드 한국대사관(대사 송민순·宋旻淳)의 권태면(權泰勉) 참사관은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 경기를 본 폴란드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며 “한국팀의 성장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6월4일 경기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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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중심에 자리한 문화과학궁전(37층) 측은 건물 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외교사절 등을 초청해 대 한국전 공동 관람 행사를 가질 예정. 한국대사관 측도 바르샤바 교외의 대사관저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교민들(약 300명)을 초청할 계획이다.

대사관 측은 한-폴란드 전에서 폴란드가 패배할 경우 있을지 모를 폴란드 훌리건의 난동을 우려,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상파울루의 한 공장에서 브라질 국기색인 녹색과 노란색으로 만들어진 축구공을 한 근로자가 운반하고 있다.
(사진:AP연합)

▼미국▼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비교적 미지근했던 미국의 축구 열기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등은 월드컵 전반에 관한 특별섹션을 제작하거나 특집기사를 실었다.

ABC, CBS, NBC 3대 공중파 TV와 CNN, 폭스, MSNBC 등 뉴스전문채널, ESPN 등 스포츠 전문채널도 스포츠 뉴스시간에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준비상황과 경기전망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미 언론의 최대 관심은 자국의 16강 진출 여부. 폴란드와 비기고 한국을 잡으면 1승1무1패 및 골득실차로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월드컵보다는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전과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총 64게임 중 57게임을 생중계하는 ESPN과 ABC 방송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일본▼

일본의 신문들은 30일 1면을 개막식 전야제 리허설이나 삼엄한 경비체제, 월드컵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여성 등 서울발 사진으로 장식하고 ‘드디어 내일 개막’이라는 제목으로 큰 기대와 관심을 나타냈다.

신문들은 또 각조의 출전선수 리스트와 팀 전력을 분석한 특집기사, 월드컵 기간 중 주요경기의 중계일정을 담은 TV프로그램표를 실었다.

각 방송들도 이날 오전 5시경부터 ‘일본대표의 최신정보’ ‘월드컵 직전의 각국 비밀정보’ ‘드디어 내일 개막-각국 응원단의 숙박사정’ ‘월드컵 직전, 일본대표는’이라는 월드컵 관련 프로로 시작했다. 이날 하루동안 6개 방송에서 준비한 월드컵 관련 프로가 25개나 됐다.

▼중국▼

월드컵을 기념해 2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이 내건 축구공 풍선을 보며 아기와 아빠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

‘한 경기만이라도 승리하기를!’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의 염원이다. 경화(京華)시보, 베이징(北京)청년보, 베이징만보 등 대중지들은 이미 열흘 전부터 매일 20쪽 이상의 월드컵 특집판을 제작하면서 중국팀은 물론 세계 각국 대표팀의 동정과 전력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치열한 지면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베이징 상하이(上海) 등 8대 도시의 ‘추미(球迷·축구팬)’들이 중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뜻에서 18만개의 종이학을 접어 중국축구협회에 전달했다. 29일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는 유명가수와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해 2만여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중국팀을 응원하는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다.

중국팀은 22일 출국에 앞서 중국 축구팬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월드컵에서 우리는 신진이며 약팀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중국 언론들도 자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을 많이 내놓고 있다.

▼프랑스▼

‘예술축구의 핵’ 지네딘 지단이 부상으로 세네갈과 치를 개막전에 결장할 것이라는 소식에 프랑스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프랑스 신문과 방송들은 연일 지단의 부상 정도와 차도, 그의 경기 출전 가능성을 서울발로 밀착보도하면서 자칫 ‘월드컵 연속 우승’의 꿈에 찬물이 끼얹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방문하는 EU 축구팬들은 구제역을 유럽으로 들여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을 방문할 때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 시정부는 열렬한 축구팬인 유리 루슈코프 시장의 긴급 지시로 월드컵 기간 중 모스크바 중심가 푸슈킨광장과 아르바트거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월드컵 경기를 중계키로 결정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과 나이트클럽들은 월드컵 기간에 치어리더까지 동원한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일찍 집으로 돌아가려는 축구팬들을 묶어둘 계획이다. 고객에게 월드컵 기념 특별 메뉴를 특별할인가격에 제공하고 러시아 대표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맥주 한 잔을 무료로 주기로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베이징〓황유성특파원yshwang@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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