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권노갑씨등 여권인사 교수임용 예산따기 로비의혹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39분


경기대가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과 전 교육부 고위간부, 아태재단 관계자 등을 교수와 대우교수로 임용한 뒤 연간 수천만원을 보수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밝혀져 ‘두뇌한국(BK) 21’ 사업 예산을 따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9일 이 대학 노조에 따르면 경기대는 권씨를 1998년 9월부터 2000년 2월까지 18개월간 비전임 교원인 대우교수로 임용해 매달 200만원씩 모두 3600만원을 지급했다.

경기대는 또 교육부 고등교육지원국장을 지낸 김모씨를 1999년 9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조교수로 임용했는데 김씨는 이 기간 중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대학에 교환교수로 파견돼 국내에서는 강의를 하지 않았다. 김씨는 2001년 3월 퇴직했다.

경기대는 이와 함께 아태재단 미주후원회장을 지낸 B씨와 사업가 출신인 K씨를 2000년 3월 비공개 방식으로 채용했으며 이들은 현재 정교수와 조교수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한편 권씨는 정치 문제와 관련해 대학원 특강을 할 예정이었으나 1999년 가을과 2000년 초에 두차례만 서울캠퍼스에서 일반대학원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이후 2000년 2월 초 이 대학 노조에서 문제를 삼자 같은 달 14일 받은 임금에 650만원을 보탠 4250만원을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기부한 뒤 보름후에 퇴직했다.

경기대는 이에 대해 “BK 21 사업 선정은 김씨를 교수로 채용하기 전인 1999년 7월에 이뤄졌다”며 “B씨와 K씨는 해당분야 전문가로 교수로 채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BK 21사업은 국내심사단과 해외자문단의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선정된 만큼 특정 학교와 특정 인물의 영향력이 개입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경기대는 BK 21 사업 중 특화분야에 지원한 건축디자인사업단이 선정돼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10억원씩 지원받고 있으며, 관광 경영 재료공학 등 3개 핵심분야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억원씩을 지원받았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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