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김준수/골 세리머니가 ‘집단의 광기’라니

  • 입력 2002년 5월 22일 18시 48분


22일자 C2면 정윤수의 축구이야기 ‘세련된 한국 골 세리머니’를 읽고 쓴다. 칼럼니스트 정윤수씨는 기사에서 ‘조국에 감사’ ‘동료들께 감사’ ‘하나님께 감사’ 등의 골 세리머니를 ‘집단의 광기’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아내를 위하여’라고 속삭이며 결혼 반지에 입을 맞추는 골 세리머니는 ‘개인의 발견’이며 아름다운 성숙이라고 했다. 공동체를 지향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은 집단의 광기이고, 개인주의 가족주의로 가는 것은 개인의 발견이고 아름다운 성숙이란 말인가. 축구는 자기 중심의 구심력을 깨고 더 큰 공동체와 성숙한 자아를 향해 나가는 원심력을 만들기 위한 놀이 장치다. 더욱이 월드컵은 선수들이 각자 조국의 대표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자신이 믿고 섬기는 신에게 승리를 기원하며 뛰고 달리는 마당이 아니겠는가. 월드컵은 사실 조국애도 넘어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를 만들어 보자는 노력이 아닌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개인적인 표현은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김준수 목사·서울 노원구 상계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