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 특급' 김진우 첫 완투승

  • 입력 2002년 5월 17일 19시 11분



17일 잠실구장은 모처럼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90년대 최고의 흥행카드였던 LG-기아전이기도 했지만 ‘돌아온 야생마’ 이상훈(31·LG)이 귀국 후 처음으로 경기 전 팬들에게 공식 복귀인사를 했기 때문.

93년 입단 동기생으로 98년 함께 일본에 진출했던 이종범은 복귀식에서 “팬들이 해외에서 잘 돌아왔다고 박수를 보낼 수 있게 열심히 하자”며 꽃다발을 건넸고 이상훈은 “혼신의 힘을 다해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던지겠다”고 화답했다.

‘야생마’를 기다려온 LG 팬들의 오랜 ‘목마름’이었을까. 아침부터 온 비가 경기 중에도 간간이 내리는 궂은 날씨인 데다 평일이었지만 1만8592명의 관중이 입장, 올 시즌 LG의 평균관중(1만949명)을 훨씬 넘겼다. 평일 관중으로도 8개 구단을 통틀어 올해 최고. 하지만 이상훈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가 1점차 박빙의 승부로 진행된 데다 비마저 내려 첫 등판경기로 나서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팬들은 경기 내내 굵은 빗발 속에서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상훈의 등번호 47번이 새겨진 4700장의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이상훈”을 외쳤다.

이날 관심은 온통 이상훈에게 쏠렸지만 경기의 주연은 기아 ‘슈퍼루키’ 김진우(19)였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김진우는 최고 149㎞의 강속구를 뿌리며 9이닝 동안(투구수 141개)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7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을 따냈다. 시즌 5승째(2패)로 다승 공동 선두에다 탈삼진 53개로 단독 1위. 기아는 2회 1사 1루에서 신동주의 3루타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얻은 뒤 한점 차로 쫓긴 7회 1사 2루에서 이종범의 좌익선상 2루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마산에선 SK 2년차 ‘신예’ 채병용(20)이 올 시즌 첫 무4사구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해 타자로 입단한 뒤 투수로 전향한 채병용은 선발 9이닝 동안 탈삼진 8개에 볼넷 없이 3안타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으며 프로 첫 완봉승의 감격을 누렸다. SK로선 역대 팀 투수 가운데 첫 무4사구 완봉승. SK는 1-0으로 앞선 3회 채종범의 3점홈런 등 5안타로 대거 6득점해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수원에서 우즈의 홈런 2방 등으로 현대를 10-3으로 대파했다. 한편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삼성전은 비로 연기돼 18일 오후 2시부터 연속경기로 벌어진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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