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남경현/´백궁´봐야 ´파크뷰´가 보인다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32분


경기 성남시 분당 파크뷰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백궁 정자지구 토지 용도변경 의혹’ 사건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백궁 정자지역 용도변경 의혹은 분당 백궁 정자역 주변의 미분양된 토지 8만6000평이 당초 업무상업용지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용지로 전환된 과정과 관련, 정관계 유력인사들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던 사건이다. 특히 이번에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된 파크뷰아파트 부지 3만9000평은 이 용도변경 토지의 한가운데 있다. 당시 자본금 3억원에 불과한 에이치원 개발이라는 영세업체가 부지 금액만 1597억원에 이르는 이 땅을 인수하는 것 자체가 의문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파크뷰아파트 분양대금은 8200억원을 넘어섰고 각종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순수익만 수백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백궁 정자지역 용도변경 사건은 이를 다루는 검찰의 태도 역시 의문 투성이였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수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다 성남지역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성남시장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하자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수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제기된 ‘특혜 분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 의혹’의 수사가 선행되거나 두 사건의 병합처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대가성 여부와 ‘특혜 분양’의 배경을 밝히는데 한 단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에도 ‘사전 분양’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도 변경 개입의 대가성을 입증하지 않아도 사전분양 여부만 밝혀내면 ‘특혜 분양’ 사건 수사는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이런 검찰의 태도라면 ‘용도변경 의혹’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에도 국민적 관심사가 묻혀버리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검찰수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남경현기자 사회2부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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