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송지만-이승엽 “네가 치면 나도 친다”

  • 입력 2002년 5월 8일 17시 46분


마치 100m 레이스 전력질주를 하는 것처럼 숨가쁘다.

한화 송지만(29)과 이승엽(26)의 홈런 경쟁을 두고 하는 얘기다.

4월까지 홈런수는 송지만이 10개, 이승엽이 7개로 3개차였으나 둘의 홈런레이스는 5월 들어서면서 가속화됐다.

1일 연속경기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이 2,4,6일에 징검다리식으로 하나씩 때려내 5월 들어서만 5홈런. 주춤하던 송지만도 이승엽에 뒤질 수 없다는 듯 3일과 5일 홈런을 때려냈다. 둘은 7일까지 12호 홈런으로 홈런 공동 선두. 2000년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이들의 홈런경쟁이 2년만에 다시 재현된 셈이다.

올시즌 초반부터 장타를 펑펑 날리고 있는 둘의 공통점은 타격자세를 바꿨다는 점. 송지만은 2000시즌에 잔뜩 엉덩이를 땅쪽으로 내린 ‘기마 자세’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젠 양 다리를 많이 구부리지 않는다. ‘기마 자세’를 하다보니 높은 코스의 공 공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한화 이정훈코치의 설명. 새 폼 적응을 완전히 하지 못했으나 시즌초반 뒤쪽으로 눕히던 방망이를 머리쪽으로 세운뒤부터 장타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코치는 “한동안 타격폼에 혼란을 겪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는 선수라 무난히 문제점을 해결했다. 타석에서의 집중력, 하반신을 이용하는 타법, 임팩트 순간의 손목 놀림 등 모든 면에서 국내타자들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칭찬한다.

이승엽도 지난해까지 고집하던 ‘외다리 타법’을 버리고 이젠 타격할 때 오른 다리를 크게 들지 않는다. 삼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 주위에선 장타력이 줄어들 거라고 우려했으나 홈런신기록(54개)을 세웠던 99년의 홈런 페이스로 “역시 이승엽”이란 찬사를 듣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고 받는 이들의 홈런 경쟁은 2002프로야구의 새로운 볼거리로 등장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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