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태극전사]<2>수비 핵 홍명보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58분


“그가 있어 희망이 보인다.”

월드컵 엔트리가 발표되자 홍명보(33·포항 스틸러스)의 팬클럽 홈페이지(www.libero20.com) 게시판에 올려진 글 제목이다.

이처럼 팬들은 생애 네번째 월드컵에 출전하는 홍명보에게서 한국축구의 ‘희망’을 찾고 있다. 1990년 2월 노르웨이전에서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후 13년째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명보는 한국선수로는 최다인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124회 출전 기록도 갖고 있다. 월드컵 엔트리가 발표된 후 홍명보는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제외돼 있을 때도 엔트리에 들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다만 내가 생각해서 뛸 만한 능력이 안 된다면 대표를 반납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자신감에 넘치는 말이었다.

▽네 번째 도전〓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네번째 월드컵 무대에 선다. 90년 월드컵부터 본선 9경기에 선발출장했으며 수비수이면서도 2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선수 중 최다 출장이며, 월드컵 최다골. 21세 때 출전한 90년 월드컵은 “아무 것도 모르고 나갔다”고 했으며 94년 월드컵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최정상에 있을 때 출전했다”고 말했다. 당시 2골을 넣었다. 98년 월드컵은 “당시 일본에 있다가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완벽하게 맞추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힌다.

▽홍명보 효과〓후배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전문가, 팬 모두 한결 같이 꼽는 대답은 바로 ‘안정감’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의 합류로 수비 조직력이 향상됐고 팀 전체적으로도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송종국이 중앙 수비수로서 잘해 줬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홍명보가 합류한 다음에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수비수로 같이 호흡을 맞추는 김태영은 “커버 플레이를 잘해 줘서 마음놓고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팬클럽 홈페이지는 “우리나라가 축구할 때 홍명보 모습이 보여야 안심이 되고…”라는 글이 있다. 홍명보가 합류한 3월 튀니지전 이후 대표팀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며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남은 한달〓3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 있는 강한 체력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일자 수비를 서는 스리백의 중앙 수비는 뒤로 처져 있는 스위퍼보다 더욱 강한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한국팀 수비는 홍명보를 축으로 짜여 있는데 그가 한 경기라도 뛸 수 없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항상 다치지 않도록 몸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홍명보의 비중은 단지 선수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홍병보는…

△생년월일〓1969년 2월 12일

△체격〓182㎝ 73㎏

△100m 주파속도〓12.2초

△가족관계〓아내 조수미씨(30), 큰아들 성 민(5), 작은아들 정민(3)

△취미〓골프(초보)

△출생지〓서울 구의동

△출신학교 및 소속팀〓광장초-광장중-동 북고-고려대-상무-포항제철-벨마레 히라 쓰카-가시와 레이솔-포항 스틸러스

△포부〓2002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 고 싶다

△가장 좋았던 기억〓94년 미국월드컵에서 골을 넣었을 때

△가장 슬펐던 기억〓96년 아시안컵에서 이 란에 대패했을 때

△주요 수상경력〓K리그 최우수선수(92) 아시아축구연맹선정 최우수 수비수(94) 세계올스타 한국대표(94, 95, 97, 98) FI FA 선수분과위원회 위원(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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