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캐나다 동부 6박7일 배낭 여행기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31분


두개의 나이애가라폭포 가운데 규모가 큰 호스슈폭포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보트.캐나다쪽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두개의 나이애가라폭포 가운데 규모가 큰 호스슈폭포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보트.캐나다쪽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토론토에서 마크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그와 함께 보낸 일주일간의 여행이 내내 즐거웠던 것은 물론이고 서울에 돌아와서도 그의 해맑은 얼굴만 떠올려도 빙그레 웃음지을 만큼 무스패스 백패킹(배낭여행)은 상쾌한 추억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마흔세 살의 마크. 그는 ‘무스 트래블 네트워크’(www.moosenetwork.com)라는 백패커전용 버스투어 여행사의 운전사를 겸한 가이드로 중년의 나이에도 활달함을 잃지 않은 활동파였다. 로키 동편 대평원의 앨버타주 출신으로 두 대학에서 언론학과 캐나다학을 전공한 이 학구파 가이드는 해박한 지식으로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해 여행객을 여러 번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매력은 낙천적인 성격과 버스에 오른 어떤 여행자든 단박에 편안하고 친근하게 만드는 타고난 쾌활함과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이었다.

무스 트래블 네트워크의 이스트 패스를 구입, 마크가 모는 21인승 버스로 6박7일간 돌아다닌 캐나다 동부 백패킹. 시작은 5대호의 하나인 온타리오호반의 대도시 토론토였다. 첫날밤 묵은 유스호스텔은 ‘캐나디아나’. 세계 최고의 탑으로 알려진 CN타워 근방, 시내 한가운데에 있었다. 빅토리아풍 3층건물의 실내는 겉보기와 달리 아늑 깔끔 편안했다. 복도 방 샤워룸(공동) 등 모든 것이 좁은 점만 제외하고. 도미토리(기숙사 형태의 방)의 이층침대는 익숙지 않기는 해도 잠자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1층의 로비에는 TV와 공중전화, 유료 인터넷 설비도 있었다.직접 조리할 수 있는 주방과 식당도 있었다.

튿날 오전 9시. 버스는 나이애가라폭포를 향해 출발했다. 바다만큼 넓은 호수를 끼고 달리기를 두시간. 사과꽃 만발한 과수원 동네를 지났다. 나이애가라폭포는 이리호에서 흘러나와 온타리오호로 유입되는 나이애가라강의 한중간에 형성된 거대한 폭포.

폭포 도착 30분 전쯤 도로변의 패스트푸드점 앞에 버스를 세운 마크가 이렇게 말했다.‘폭포 주변은 비싸니 여기서 점심을 미리 해결하자’고. 단 한푼이라도 아끼라는 그의 배려가 고마웠다. 무스패스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백패커를 위한 예산절감형 버스패스니까.

나이애가라 폭포여행의 백미는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라는 배를 타고 폭포수 바로 앞까지 가서 물보라 맞기. 귀로에는 나이애가라강 협곡과 전원타운 ‘나이애가라 온더 레이크’, 나이애가라 와이너리(와인용 포도농원)에도 들러 구경도 하고 시음과 견학도 했다.


무스패스 여행에서 식사는 여행자의 몫이다. 캐나디아나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중식당을 찾았다. 줄을 선 채로 10여분씩 기다릴 정도로 손님이 들끓는 이 식당의 음식맛은 최고였다. 이런 맛집 정보는 호스텔에서 제공한다.

판매여행사전화번호(02)
넥스투어2222-6623
배재항공733-3313
오케이투어3705-2351
인터넷한겨레여행2000-6905
코오롱 세계일주3701-4828
키세스투어733-9494
투어닷코리아723-0062
푸른여행사752-5800

이튿날 퀘벡주 투어(3박)가 시작됐다. 코스는 몬트리올∼올드퀘벡∼몽트렘블랑 산악공원. 퀘벡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프랑스어를 쓰는 곳으로 여의도 같은 섬도시 몬트리올은 신대륙 최초의 프랑스인이 정착한 곳. ‘북미의 파리’라 불린다. 또 북미대륙의 단 하나뿐인 성곽도시 올드퀘벡(퀘벡시티)은 유네스크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곳. 마크가 모는 버스는 온타리오호수에서 흘러나온 세인트 로렌스강을 따라 동북방으로 내달렸다.

18세기 신대륙에서 식민지 확보에 혈안이 된 영국과 프랑스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혈전을 벌였다. 그 중 한 곳이 세인트 로렌스강 연안. 영국이 선점한 대서양쪽 해안에 상륙할 수 없었던 프랑스군에게 신대륙 진출의 길을 열어준 것도, 어렵게 구축한 강안의 요새와 강 이북의 식민지를 몽땅 영국군에게 내어준 패전을 기록한 곳도 이 강이었다. 강 건너 미국(뉴욕주)과 사이의 강 한가운데로 지나는 국경선이 그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트리올로 가는 도중 버스는 19세기 영국군 요새인 포트 헨리가 있는 군사도시 킹스턴(캐나다 최초의 수도), ‘물의 도시’라 불릴 만한 사우전드 아일랜드(1000 Islands)에 차례로 들렀다. ‘손바닥만한 섬에 별장 한 채’식으로 수 많은 섬이 물 위에 산재한 강을 유람선으로 둘러보았다. 마치 영화속 세트장이나 동화의 나라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토요일 아침 조용한 도시 몬트리올은 평화 그 자체였다. 400년 역사의 프랑스 전통이 거리 곳곳에 배어 있었다. 다운타운의 구름다리, 거리의 마차, 고딕식 노트르담성당…. 파리의 향취가 느껴졌다.

다음 행선지는 퀘벡시티. 세인트 로렌스강변인 탓인지 꽃샘추위 바람이 한겨울을 생각나게 할 정도였다. 그래도 계절은 봄. 올드퀘벡의성안 고풍스러운 건물과 골목은 봄볕 든 덕에 한겨울의 을씨년스러움을 벗어 버린 상태였다. 이 고도의 상징인 샤토 프롱트낙호텔도 마찬가지. 호텔앞 테라스에서 내려다 보니 세인트 로렌스강에도 한겨울 온 강을 뒤덮던 유빙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킹스턴의 세인트 로렌스강에 있는 사우전드 아일랜드의 별장섬.

다음날 몽트렘블랑 산악공원(서북쪽 279㎞)으로 갔다. 호수가 수백개나 포진한 아름다운 이곳에는 알파인 스키장도 있었다. 동화책 그림속 나라처럼 예쁜 형형색색의 건물이 운집한 마운틴 빌리지가 인상적인 이곳. 유스호스텔은 조용한 호숫가에 있었다.

지막 여행지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도중에 지구상 최대규모의 통나무집인 샤토몬테벨로 호텔에도 들르고 야생 버펄로(아메리카 들소)와 무스, 엘크, 멧돼지가 사는 공원을 버스로 돌면서 먹이도 주는 ‘파크 오메가’에 들렀다. 오타와의 유스호스텔은 30년 전까지 사형이 집행됐던 교도소를 개조한 독특한 곳. 지금도 일부 객실에는 철창을 그대로 두었다.

퀘벡·온타리오(캐나다)〓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알고 떠나기 ①연령제한〓없음. ②코스〓휴가객은 한 버스를 타고 정해진 일정 그대로 따라다니는 편이 좋다. ③호스텔〓4∼6인실, 1박에 15∼20달러. ④식사〓라면 햇반 식품캔 준비, 조리 및 매식도 편리. ⑤버스〓좌석에 머리받침 없는 21인승 미니코치. 잠자기에는 뒷좌석이 좋다. ⑥언어〓영어. 간단한 회화는 필수. ⑦짐싸기〓배낭이 편리. ⑧옵션투어〓다양. 미참가자는 별도 투어제공. ⑨추가경비〓호스텔 식비 옵션투어. ⑩특징〓시간낭비 없이 캐나다의 명소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여행하는 백패킹. 올여름에는 에어캐나다 측이 무스패스를 위한 특별 항공좌석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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