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정금옥/늦깎이 공부 ˝인생은 즐거워˝

  • 입력 2002년 4월 29일 18시 44분


3일자 D1면 멋진 인생 ‘늦깎이 공부로 인생 업그레이드’를 읽은 남편이 “이것 좀 봐, 꼭 당신한테 하는 말이네”하고 소리친다. 그렇다. 비록 내 나이 오십이 넘었지만 오늘도 무거운 책가방과 도시락까지 챙겨서 아이들,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로, 남편은 일터로, 나는 학원으로 출근한 지 이렇게 몇 달이 지났다. 선생님들께선 살림도 대충 접고, 사생활 정리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누누이 강조하시는데 나는 어느 것도 포기하지 못한 채 여전히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일요일 오전, 중간고사 준비하는 딸과 책상에 나란히 앉았다. 엄마가 공부하는 것에 자극 받았는지 끽 소리 없이 공부한다. 어깨를 두드리며 힘들게 버티지만 마음만은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뭔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자체가 삶을 팽팽히 긴장시키는 원천적 힘이라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정금옥 경기 의왕시 오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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