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소폭 하락… 긴 조정될듯”

  • 입력 2002년 4월 25일 17시 38분


주식시장이 폭락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87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종합지수는 120일 이동평균마저 밑돌았다. 이르면 4월 말에 ‘종합주가 1000-코스닥지수 100’ 시대에 들어설 것이라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뒤늦게 증시에 뛰어들었던 개인들은 대부분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7개월동안 쉬지 않고 2배나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많다. 대세 상승세가 살아있는 만큼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처럼 잡은 좋은 주식을 헐값에 투매하지 말고 차분하게 반등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주가 조정기에 그동안 못 샀던 우량주를 사는 것도 검토해볼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주가 왜 폭락하나〓예상되는 호재가 다 나온 반면 국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나왔기 때문.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1396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LG화학이 대주주를 위해 LG석유화학 주식을 사고 보유하고 있던 LG증권 주식을 팔아 외국인 매물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5월에 인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도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가 계속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주가가 하락하고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데다 작전조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식어 투매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하락폭은 적되 조정기간은 길 것〓주은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팀장은 “증시의 기본적 흐름이 바뀌지 않았다”며 “미국 주가가 더 떨어지면 외국인 매도가 이어져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나 그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모투자자문 최권욱 대표는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 떨어지는 것은 추가 상승을 위해 바람직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도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외국인이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어 주가 상승이 멈칫거린다”며 “4, 5월은 870∼930선에서 주가 변동이 크게 일어나는 게걸음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쉬면서 우량주 매수〓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대기매수세가 강해 종합주가지수는 850선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주식을 팔고 돈을 찾아도 채권이나 예금 등으로 옮기기에는 부담스러운만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조선 및 전자부품 등 수출관련 우량주를 사서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면 미국 자금이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많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

다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어 외국인 지분이 높고 이익이 많이 난 지수 관련 대형주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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