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김진웅 구질은 좋은데 기복이 문제야”

  • 입력 2002년 4월 11일 17시 33분


김진웅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삼성이 초반부터 ‘김진웅 딜레마’에 빠졌다.김진웅(22)은 지난해부터 삼성의 ‘뒷문’을 단속하고 있는 마무리 투수. 원래 선발요원이었지만 지난해 마무리 임창용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는 바람에 임무를 바꿨다.

대구고 시절 고교투수 랭킹 1위로 각광을 받으며 98년 삼성에 입단한 김진웅은 선발로 99년엔 11승, 2000년엔 15승을 따내며 “향후 10년간 팀을 이끌어갈 기둥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재목. 그의 볼 자체는 위력적이다. 직구스피드는 평균 140㎞대 후반으로 타자를 압도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수준급. 공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마무리를 맡는 부담때문인지 잘 던질때와 못 던질때의 차이가 너무 심해 ‘소방수’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가 대표적인 경우. 김진웅은 5경기에 나가 5와 3분의1이닝 동안 무려 9실점(8자책)으로 1패1세이브에 그쳐 김응룡감독을 실망시켰다. 평균자책은 무려 16.87. 삼성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것도 선발 갈베스와 마무리 김진웅의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김진웅의 한국시리즈 피칭은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9회 동점홈런을 맞은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비교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올시즌 역시 김진웅은 변한 게 없어 보인다. 10일 사직 롯데전에선 9회 투아웃까지 잡고도 연속안타와 역전 만루홈런포를 얻어맞아 4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경기를 치른 김진웅은 당분간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할 전망. 불과 22세의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크나큰 부담인 셈이다.

김응룡감독은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인 마무리를 맡고 있는 김진웅이 지난해처럼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헤맬 경우 삼성의 우승은 꿈으로 그칠 게 분명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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