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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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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를 거머쥐며 스타로 우뚝 솟아오른 동양의 김승현(1m78)이나 2시즌을 보낸 SK의 임재현(1m83) 둘다 이처럼 큰경기를 치러보긴 처음김승현이야 신인인 까닭에 당연한 일. SK는 99∼2000 시즌에 챔피언에 오른 경험이 있지만 당시 포인트가드는 황성인(상무) 이었고 임재현은 그 다음시즌부터 프로에서 뛰었다.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두 팀 모두 ‘경험이 일천한 사령관’ 밑에서 전투를 치르는 셈이다. 결국 어느쪽 야전사령관이 침착하게 볼을 동료들에게 갈라주느냐에 승패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포인트가드의 플레이스타일은 정반대. 김승현이 빠른 속공으로 이른바 ‘까부시는 농구’를 구사한다면 임재현은 ‘능글맞게’ 볼을 돌리며 완벽한 찬스를 기다려 상대 진을 다 빼놓는 지공의 명수다.
지금까지는 양팀 승패와 마찬가지로 포인트가드 대결에서도 1승1패.
1차전에서 김승현이 16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동안 임재현은 3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만을 기록하며 완패했다.
김승현은 동료들에게 열심히 노룩 패스를 찔러주면서도 자신보다 5㎝나 큰 임재현을 그야말로 꽁꽁 묶는 공수 양면에 걸친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2점차 승부가 벌어진 2차전에선 달랐다. 임재현이 펄펄 날아 승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재현은 2차전에서 14득점 11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에서 리바운드에서만 2개 부족한 대활약을 보였고 반대로 김승현은 7득점 8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처졌다.
임재현의 기록 중 돋보이는 점은 단연 가로채기.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59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 임재현은 이날 정규리그 가로채기 1위(평균 3.24개) 김승현을 상대로 3개의 가로채기를 성공시키며 후배의 기를 죽여놨다. 김승현은 이날 단 1개의 가로채기만 성공.
양팀 감독은 자기팀 포인트가드 기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동양 김진 감독은 “승현이 없이 경기치른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격을 조율하는데는 따라올 선수가 없다”고 극찬을 한다.
SK 최인선 감독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재현이가 이처럼 빨리 성장했다는게 자랑스럽다”며 “그동안 자신감이 없었는데 이젠 이 문제도 극복해서 경기의 템포를 조절해가며 농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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