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내사랑]광주 음식점 女점장 선영순씨

  • 입력 2002년 4월 5일 19시 56분


“외국 손님들이 맛있고 편안하게 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습니다.”

광주 충장로 한복판에 자리한 한국음식점 ‘민속촌’은 10여년 전부터 광주 사람들에게는 물론 전국적으로 상당한 명성을 쌓은 숯불돼지갈비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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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 ‘충장점’의 여성 점장 선영순(宣永順·44·사진)씨는 요즘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월드컵 손님을 생각하면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가끔 잠을 설친다.

150평의 매장에 종업원 30여명을 거느린 ‘베테랑 점장’인 그가 10년의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외국 손님맞이에 두려움을 떨칠 수 없게 된 데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영향이 컸다.

직원 10여명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의 내로라 하는 일본 식당 10여 곳을 돌아본 그는 한마디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충격을 받았다.

“평소처럼 차분하게 정성을 다하면 그분들도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음식맛이야 각자 개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일본 종업원들의 몸에 밴 친절과 깔끔한 정리 정돈, 청결 위생 수준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사실을 절감했지요.”

그는 돌아오자마자 매일 아침 저녁으로 두 차례 종업원들을 모아 놓고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을 강조하면서 매장 입구에서 친절 시범을 보이고 있다.

또 온화한 느낌을 주는 전통 한식 인테리어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청결도를 높이고, 철쭉을 비롯한 화사한 봄꽃 화분 30여 개를 새로 들여놓는 등 매장 가꾸기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맛있고 값싼 메뉴가 최고”라는 그녀가 내놓는 비장의 주무기는 배즙 꿀 등 갖은 양념에 하룻밤을 재운 뒤 숯불에 구워 내는 돼지갈비(1인분 5800원)와 전통 비빔밥 재료를 돌판에 볶아 주는 4000원짜리 돌판비빔밥.

그는 “광주에서 경기를 벌이는 중국과 스페인 사람 등의 입맛을 알기 위해 책자와 인터넷을 뒤지고 있다”며 “어떤 나라 사람이라도 우리집 음식을 한번 맛본다면 모두 단골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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