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단식 상승’ 정착?… 큰조정장 가능성도

  • 입력 2002년 3월 21일 17시 32분


21일 주식시장에서는 전날 900선을 맛본 종합주가지수가 또다시 옆걸음을 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패턴으로 굳어진 ‘계단식 상승’의 모습이 다시 나타난 것.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주가지수의 이런 움직임은 “시장의 강력한 에너지를 나타낸다”는 낙관적인 해석이 많다.

▽계단식 상승이란〓20일 한때 903.79를 나타낸 뒤 900선 이하로 내렸던 주가지수는 21일 11.87포인트 내린 875.61로 시작했다. 주가지수는 한때 891.56까지 올랐지만 내내 그 아래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지금까지의 ‘학습효과’가 반복된다면 주가지수는 900선 아래에서 옆걸음을 치거나 850선 가까이 내려갔다가 1, 2주일 정도 뒤 다시 950선까지 올라야 한다. 지난해 11월 말 650, 12월 초 700, 1월 초 750, 2월 중순 800, 이 달 초 850선을 돌파한 뒤 주가지수는 늘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주가지수가 두세 달 크게 올랐다가 한두 달 크게 내리는 과거 강세장에서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나 100포인트 올랐다가 50포인트 이하로 내리고 다시 100포인트가량 오르는 새로운 현상을 증시에서는 계단식 상승이라고 부른다.

신용규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지수가 짧은 시간에 많이 오르며 과열로 치닫지 않고 급등 후 일정기간 옆걸음을 치며 시장의 에너지를 비축하고 다시 오르는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단은 계속 올라갈까〓지금까지 계단식 상승이 가능했던 이유를 보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우선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장에서는 지수에 영향을 주는 일부 주식이 잠깐씩 쉬는 사이 종목별 업종별 테마별로 거의 모든 주식이 돌아가며 고르게 올랐다.

상승 초기 주가지수를 올렸던 외국인투자자가 힘을 잃자 기관과 개인이 빠르게 매수주체로 나선 점도 고무적이다. 기관의 간접투자상품에 돈이 몰리고 고객예탁금이 11조원대에서 줄지 않고 있다. 신 연구원은 “모두 시장이 질적으로 양호하다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 거래를 한 뒤 투자자가 증권사에 갚아야 할 돈인 미수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과열의 조짐도 있어 큰 조정이 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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