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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8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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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전철 차량기지 진입선로가 아파트와 근접해 있어 소음 진동 피해가 우려된다며 진입선로 900m 구간을 지하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이 공사로 인해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300여명의 등굣길이 위험하다며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청은 지하화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전동차가 저속으로 지나가는 구간이라 소음 피해가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병점차량기지 개요〓철도청은 96년부터 경부선 수원∼천안간(55.6㎞) 복복선 전철 건설사업을 시작, 내년 3월 수원역∼병점역(7㎞) 구간을 조기 개통할 계획이다. 나머지 구간은 내년 말까지 완공된다. 이를 위해 병점역∼병점차량기지(태안읍 능리)까지 1.2㎞ 구간에서 진입선로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올해 9월말 완공 예정으로 현재 85%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완공되면 하루 전동차량 40대가 왕복 운행하게 된다.
▽주민 주장〓지난해 8월부터 입주한 병점리 일대 한일타운, 우남, 성호 아파트 1100여가구 주민들이 아파트와 차량기지 진입선로 사이가 30∼40m에 불과해 주거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며 진입선로의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주민 비상대책위를 구성한 뒤 아파트 주변을 지나는 900여m 구간의 지하화를 촉구하며 매일 100여명이 차량기지 진입선로 공사현장에서 시위를 벌여 공사가 부분적으로 중단되고 있다.
대책위 황선철 부위원장(40)은 “어린이 300여명이 다니는 송화초등학교의 통학길도 공사 때문에 폐쇄된데다 임시 우회 통학로는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지 않아 수시로 통과하는 대형 트럭과 중기계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며 “통학로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지하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6일과 7일 이틀간 ‘등하교시 위험하다’며 학생 250여명을 등교시키지 않았으며 지금도 매일 주민회의를 거쳐 등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철도청 입장〓진입선로의 지하화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게 철도청의 공식 입장. 병점차량기지 김수직 감리단장(50)은 “공사구간의 기울기가 맞지 않아 지하화는 불가능하다”며 “이곳을 지나는 전동차의 속도는 시속 40㎞ 이내로 진동과 소음 피해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통학을 위해서 지하보도 및 육교를 설치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철도청 측은 공사가 완공된 뒤 시운전을 통해 소음 기준치가 환경부 고시 허용기준치(주간 65㏈, 야간 60㏈)를 초과하면 진입선로를 터널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병점차량기지 건설사들은 공사 방해가 계속되자 13일 시위 주민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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