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인생 대역전"

  • 입력 2002년 3월 8일 10시 48분


96년 대구동양의 창단멤버였던 박광호 전감독과 김진 현감독.

이들의 인생 대역전 드라마가 한국농구계를 평정하고 있다.

96년 창단이후 97,97~9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박광호 전감독은 98~99시즌 32연패라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세우며 2000년 1월10일 시즌이 한창 진행중일때 성적부진과 계약기간 만료라는 이유로 동양의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전 나래감독이였던 최명룡씨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그러나 박광호 전감독의 퇴진은 못내 아쉬웠다.

현역선수 경험과 83년부터 맡아온 상무팀에서의 지도자 경력과 지식등은 신생팀 동양이 프로농구 출범이후 빠르게 자리를 잡는데 일조를 한 공로가 있었다. 이런 공로에도 불구하고 32연패와 성적부진이 나올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박광호 전감독의 역량부족이라긴 보다 98년 전희철, 김병철등의 대다수 동양의 주전선수들의 군입대 문제로 전력의 공백, 용병선수들이 문제를 이르키는등의 이유에서의 성적부진이였던 것이다.

이후 박광호 전감독은 현대팀의 기술고문으로 활약하다가 2000년 9월에 국민은행 여자농구단에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박광호 감독은 만년 우승권에는 거리가 멀었던 국민은행을 강팀으로 변모시키며 지난 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이후 올 겨울리그 첫 정규시즌 우승이란 금자탑을 세울수 있었다.

32연패, 2000시즌 최하위등 성적부진의 이유로 코치로서 모셨던 두감독 박광호 전감독과 최명룡 전감독의 해임을 눈앞에서 지켜봤던 김진감독의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남달랐다.

한결같이 팀을 지켰던 김진감독은 최명룡 전감독의 뒤를 이어 2001년 정식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꼴찌팀 동양의 재건에 사활을 걸었고 실업팀 삼성에서 뛰었던 현역시절의 경험과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농구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96년부터 함께 해온 동양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다.

연패와 계속되는 감독의 해임등으로 흐트려졌던 팀분위기를 살리고, 만년 패자의 아픔으로 자신감을 잃어버린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01-2002시즌 동양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냈다.

박광호 감독은 여자프로농구에서 김진 감독은 남자프로농구에서 우승함으로서 지난날 동양이 받았던 패자의 온갖 설움과 아픔을 날려버렸다.

패배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들은 패배의 아픔속에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았고, 승리할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선수들의 두터움 신임과 팀을 결속시킬수 있었던 지도력, 그리고 현장의 생생한 경험등으로 박광호 감독과 김진 감독은 당당히 맞섰다.

드디어 이 둘은 선수들의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아 주었고 패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승자로서 정상에 서게 되었다. 이제 이들에겐 챔피언전에서의 우승으로 영원한 꼴찌가 아닌 최선을 다한 승자가 되고 싶은 바램뿐. 이제 이들에게도 패자가 아닌 승자의 기쁨이 찾아 온 것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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