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ML서도 통한다…2경기 연속홈런 기염

  • 입력 2002년 3월 5일 17시 47분


스프링캠프 훈련중 다정하게 걷고 있는 이승엽(왼쪽)과 최희섭.
스프링캠프 훈련중 다정하게 걷고 있는 이승엽(왼쪽)과 최희섭.
“만약 종전처럼 오른쪽 다리를 크게 드는 타격폼이었다면 홈런 친 공에 삼진아웃됐을 것이다. 다리를 많이 들지 않으니 반 박자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5일 미국 프로야구 시범경기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2경기 연속홈런을 터뜨린 시카고 컵스의 초청선수 이승엽(26·삼성)은 홈런의 비결을 바뀐 타격폼으로 돌렸다.

타격시 오른발을 크게 치켜들었다가 내딛는 ‘외다리 타법’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하지만 올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이승엽은 오른발을 살짝 떼었다가 스윙하는 새 타격폼으로 전환했다. 이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투수들의 공 스피드가 빠른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오른발을 크게 흔들거리는 ‘시계추 타법’을 포기한 것과 같은 이유.

지난해 한차례 타격폼 변경을 시도했다가 실패를 맛본 이승엽은 2년 후 다가올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올해부터 또다시 모험을 걸었고 아직까진 성공적이다.

전날 2점짜리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5일 호호캄파크에서 열린 에인절스전에서도 5-7로 뒤진 5회말 대타로 출전해 오른쪽 담을 넘는 2점짜리 동점포를 터뜨렸다. 불과 4경기 만에 2홈런을 날린 놀라운 타격 솜씨.

그는 “직구를 노렸는데 뜻밖에 체인지업이 들어와 왼손을 놓친 채 오른손만으로 쳐냈다”고 밝혀 달라진 타격폼이 다양한 구질공략에 효과적이었음을 설명했다. 이 경기에서 같은 팀의 최희섭은 8회말 왼쪽안타를 기록해 5경기 연속 안타의 호조를 보였다.

한편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8회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따냈고 김선우(보스턴 레드삭스)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한국선수들이 성가를 높인 하루가 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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