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무르익는 봄기운…‘외국인 U턴’조심스런 낙관

  • 입력 2002년 3월 4일 17시 21분


외국인투자자는 언제쯤 한국 증시의 주류로 되돌아 올 것인가.

종합주가지수가 840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외국인은 여전히 블루칩이 아닌 중소형 개별종목에 매달려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이 지난해 말처럼 강력하게 주식시장을 견인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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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외국인은 8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불안한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1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장을 시작했다가 순매수로 돌아선 뒤 내내 오락가락해 기관투자가가 순매수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외국인은 이날도 현대모비스 현대백화점 웅진닷컴 등 비블루칩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한동욱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에서 중소형주를 사들이는 외국인은 시장의 큰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주류가 아닌 중소형 투자가”라며 “주류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이 큰 블루칩을 사들이며 한국 증시를 견인했던 주류 투자자는 최근 브라질로 투자지역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브라질은 주요 수출품인 철강과 종이, 구리 등의 국제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는 중이며 마치 지난해 9월 이후의 한국처럼 외국인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신 이미 경제와 증시상황이 바닥권을 벗어난 한국에서는 그동안 위험요인이 많아 투자하지 못했던 저가주나 중소형주 등에 일부 외국인이 투자하고 있다는 것.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이 중소형주와 우선주에 관심을 돌리면서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5개사의 외국인 지분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59.63%에서 58.38%로 외국인 지분이 1.25%포인트 줄었고 SK텔레콤(-0.82%), 한국통신(-0.03%), 국민은행(-1.03%), 한국전력(-0.78%포인트)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거나 외국인이 선호하는 주요 종목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향상되는 등 특별한 계기가 있으면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과장도 “최근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면서 경영자가 주주의 자본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조만간 내수관련주에서 수출관련 우량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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