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이태란 "더 성숙한 연기 보일게요"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15분


지난해 전 매니저와 불화로 추문에 휩싸였던 탤런트 이태란(28)은 운이 좋다. 사건의 전모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동정론이 일었고 MBC 일요 아침드라마 ‘어쩌면 좋아’에서도 계속 출연하게 됐다. 1월부터는 중국 CCTV 드라마 ‘모던가정’(摩登家廷)에도 출연 중이다.

이번에는 김수현 작가의 KBS2 새 주말극 ‘내사랑 누굴까’(정을영 연출·3월 2일 첫 방영)에서 주연까지 맡았다. 김 작가는 출연 연기자의 상당수를 CF에 출연시킬만큼 ‘히트 제조기’여서 이태란의 행운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레게머리에 빨간 가죽 재킷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이태란은 스캔들 당시 화장기 없는 얼굴로 울먹이며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알맞게 살이 오른 그의 얼굴이 원기를 회복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일 겪고 몸무게가 4kg이나 줄었어요. 그래도 먹어야 힘을 낸다고(웃음),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회복할 겸 많이 먹었죠. 두세 달만에 6kg이 다시 찌대요.”

사건 당시 그에 대한 동정 여론 덕분에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어쨌든 공인이고, 물의를 일으킨만큼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2년 정도 연기생활을 접을까도 생각했어요. 자숙하는 의미도 있지만 개인적 치부가 샅샅이 드러나는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제 자신을 지탱할 힘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힘들 땐 오히려 바쁜 게 최고라고 감독님이 용기를 주시더군요. 활동을 접지 않았던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아요.”

그는 이 드라마에서 왈가닥 모델 이하나 역을 맡았다. 김 작가의 전작 ‘목욕탕집 남자들’의 김희선과 비슷한 캐릭터로 속사포같은 대사를 쏟아내야 하는 역이다.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김수현씨의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하느라 고생 좀 하고 있습니다. 누가 툭 치면 토씨 하나도 틀림없이 ‘좌르륵’ 대사를 읊을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고 있죠.”

1997년 SBS 탤런트 공채인 그는 올해로 연예계 입문 6년차.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는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다.

“‘관록’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아직 제 나이가 너무 어리지만 좋지 않은 일을 겪으면서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한 기분이에요. ‘내사랑 누굴까’는 전화위복의 기회입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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