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김동성, 오히려 오노에게 밀렸다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01분


‘아폴로 안토 오노, 제7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물론 가상이다. 하지만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은 여느 프로배우 뺨칠만큼 리얼했다.

21일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남자 1500m결승. 결승선을 몇미터 앞에두고 실격판정을 받아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과 오노의 경기장면을 비디오로 정밀 분석한 결과 파울성의 동작을 한것은 오히려 오노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동성은 쇼트트랙의 실격 규정 가운데 ‘피니시라인을 앞둔 코너에서부터 레인을 바꿀 수 없다’는 규정(크로스스택·crosstrack)을 어겼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했다. 하지만 여러각도에서 촬영된 비디오를 검토한 결과 당시 상황은 김동성이 고의로 오노의 진로를 방해하기 위해 이쪽 저쪽으로 움직였다고 의심할 만한 동작은 전혀 없었다. 김동성은 달린던 탄력에 의해 정상적으로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

오히려 이날 상황은 오노에게 실격을 선언해도 무방한 임피딩(impeding)에 가깝다. 임페딩이란 ‘선두 주자는 진로에 있어 권리를 갖고 있으며, 추월하려는 주자는 절대로 선두의 몸을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규정. 남자 5000m계주에서 실격당한 민룡이 이 규정에 의해 실격당했다.

연속사진을 보면 오노는 김동성의 몸을 팔꿈치로 건드리면서 추월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심판들의 시선을 끌기위해 두팔을 번쩍들어 자신이 방해받고 있다는 의사표현을 한 것을 알수 있다.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김동성의 오른쪽 엉덩이 부분을 오노가 오른쪽 팔꿈치로 살짝 미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장철수 대한빙상연맹 쇼트트랙 심판이사는 “오노의 오버액션에 속아 김동성에게 크로스트랙을 준 것은 명백한 오심”이라며“임피딩 상황은 아니고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친 것 뿐인데 김동성을 실격처리한것은 이해할 수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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