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급 주거지' 서울 장지-발산지구 투자가이드

  • 입력 2002년 2월 17일 18시 38분


“지금이라도 땅을 사두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겁니까.”

“주변 상가에 투자하면 어떨까요.”

15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과 강서구 발산동 일대 34만4000여평에 대한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인근 중개업소는 하루 종일 투자 문의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에서 모처럼 나온 대규모 택지지구인데다 ‘노른 자위’에 위치한 까닭이다.

서울시는 2008년까지 장지동 일대 16만7000평에 아파트 7000여 가구, 내·외발산동 17만6396평에 790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공급량은 사업 과정에서 약간 수정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장지지구는 잠실에 이은 강남권 핵심 주거지로, 발산지구는 서울 강북 도심과 여의도에 생활기반을 둔 실수요자용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급 주거지’ 기대〓두 곳 모두 지하철역과 가깝다. 장지지구는 8호선 장지역, 발산지구는 5호선 발산·마곡역과 인접해 있다.

도로교통도 좋은 편이다. 장지지구는 송파대로(왕복 10차로)와 구리∼판교간 고속도로 사이에 있다. 강남은 물론 서울 외곽지역으로 접근하기 편리하다.

주변은 아파트촌으로 조성돼 있다. 이미 검증된 주거지인 셈.

현재 이곳에는 노후 주택 10여채와 비닐하우스, 철거 예정인 산성아파트, 소형 공장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땅 주인은 대부분 수십년간 이곳에 살던 토박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 인근 서울부동산 박영길 사장은 “교통과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잠실에 버금가는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산지구는 공항로와 남부순환도로, 우장산공원 등에 둘러싸여 있다. 공항로 건너편에는 방화택지지구, 동쪽으로는 화곡 저밀도지구가 있다. 이 일대가 2만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로 조성될 전망이다. 단, 출퇴근 시간이면 상습정체구역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변 지역 반사이익〓택지지구 내 땅은 수용되는 만큼 투자가치가 낮다. 반면 주변지역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장지동 기존 아파트의 경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문정동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서울의 남쪽 끝자락으로 인식됐기 때문. 장지지구 바로 옆에 있는 건영아파트 32평형 매매가는 2억4000만원 안팎. 반면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33평형은 3억∼3억6000만원에 달한다.

부동산써브공인 관계자는 “나대지로 방치됐던 장지지구가 개발되면 주변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근 다가구주택이나 거여동길 주변 상가건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가구주택 평당 땅값은 600만∼700만원 선이다.

발산지구는 화곡지구와 사이에 있는 상가에 투자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분양 어떻게 받나〓분양 받기가 쉽지 않다.

아파트는 공공임대(8200가구)와 일반분양(6700가구)으로 나뉜다.

공공임대는 50년간 빌려 쓸 수 있다. 도시계획구역 안에 있는 철거주택 세입자와 청약저축 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철거주택 세입자가 많은 탓에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아파트는 해당 지역 철거민과 다른 도시계획구역 철거주택(시민아파트 포함) 소유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나머지는 청약저축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남는 물량이 없을 것이라는게 도시개발공사측 설명이다.

지금이라도 철거주택을 산다면 입주권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분양대금은 따로 내야 한다. 현재 철거가옥은 4500만원, 시민아파트는 7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아파트 분양이 2006년경에나 가능해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분양시점에서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송파구 장지동 일대. 이곳에는 2008년까지 아파트 7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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