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한국 빙상 '최악의 날'

  • 입력 2002년 2월 17일 11시 52분


8강전에서 중국 리지아준의 파울로 넘어지는 김동성
8강전에서 중국 리지아준의 파울로 넘어지는 김동성
‘한국 빙상 최악의 날’.

금메달이 쏟아질것으로 예상됐던 17일, 한국은 단 하나의 메달도 추가하지 못했다.

이날 가장 먼저 금메달에 도전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춘천시청)은 1000m에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선전했다. 하지만 이규혁은 유타올림픽오벌에서 열린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8초37을 기록해 자신이 지난해 3월 이곳에서 세운 한국기록(1분8초61)을 0.24초 앞당겼지만 8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또 ‘확실한 금메달’로 평가받던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1000m의 김동성은 8강전에서 중국선수와 부딪치며 넘어져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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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벌어진 쇼트트랙 남자 1000m결승에 진출한 안현수도 결승선 바로 앞에서 선두각축을 벌이던 중 미국과 캐나다선수가 엉켜 넘어진 영향으로 같이 넘어져 4위를 기록했다. 안현수는 마지막 코너를 돌며 선두로 치고 나가던 중 중국의 리지아준이 아웃코스에서 무리하게 밀고들어와 미국의 안톤 오노, 캐나다의 매튜 투르코와 뒤엉켜 넘어진 영향으로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최하위로 달리던 호주의 스티븐 브래드버리가 ‘어부지리’로 1위로 골인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심판진은 재경기 대신 미국의 오노를 은메달, 캐나다의 투르코를 동메달 수상자로 판정했고 리지아준은 실격처리했다.

앞서 벌어진 쇼트트랙 여자 500m 8강전에서도 주민진이 레이스 도중 넘어져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김동성의 탈락은 석연찮은 판정으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우승자인 김동성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아이스센터에서 열린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8강전에서 반바퀴를 남기고 2위로 달리다 중국의 리지아준선수와 부딪쳐 넘어졌다. 비디오 분석결과 김동성은 리지아준이 왼손으로 김동성의 오른쪽 무릎을 잡아당기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해 넘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심판진은 김동성을 구제하지 않았다. 대신 김동성이 넘어진 다음 결승선 바로 앞에서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 선수가 제풀에 넘어진 영향으로 함께 넘어진 리지아준을 구제하는 이해할수 없는 판정을 내렸다.

김동성(고려대)은 5-8위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동성과 리지아준의 충돌장면(방송화면촬영)

여자 500m 준결승에서는 최은경과 주민진(이상 세화여고)이 모두 탈락했다.

최은경은 1조 5위에 그쳤고 2조의 주민진은 출발하자마자 넘어져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여자 500m 결승에서는 양양A가 1위를 차지해 중국에 이번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편 여자 쇼트트랙 계주는 결승에 올라 또 하나의 금메달을 바라보게 됐다.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예선에서 최민경(이화여대)-박혜원-주민진-최은경(이상 세화여고)이 이어 달려 4분14초98을 기록,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2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21일 벌어지는 결승에서 중국, 일본, 캐나다와 메달 색깔을 다툰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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