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프와 아이스하키는 '사촌'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29분


야구선수중에 유난히 ‘골프고수’가 많다. 배트를 휘두를때의 체중이동이나 임팩트,폴로스루 등 스윙의 전과정이 골프의 그것과 사뭇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이스하키는 골프와 ‘사촌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골프와 아이스하키는 과연 얼마나 닮았을까.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티칭프로 랜디 스미스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슈퍼스타 브레트 헐(38·디트로이트 레드윙스)을 집중분석한 2월호 특집기사와 사진은 눈길을 끈다.

통산 670골(7일 현재)을 기록중이며 ‘NHL명예의 전당’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헐은 소위 말하는 ‘안정된 싱글골퍼’. 1m80,92kg의 다부진 체구로 평균 30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장타자다.

헐의 스윙모습을 지켜본 스미스는 ‘당장 PGA투어에서도 통할수 있는 스윙을 가졌다’고 격찬했다. ‘현역 NHL선수중 가장 빠르고 정확한 슛을 날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헐의 골프스윙과 스틱으로 퍽을 치는 모습을 비교한 스미스의 분석을 들어보자.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어드레스

얼음판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생활하는 헐이 징이 박힌 골프화를 신고 잔디밭위에서 안정된 어드레스를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처럼 보인다. 정상급 프로골퍼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굵은 하체때문인지 무척 균형잡힌 어드레스다. 퍽을 치기 위한 준비자세와 너무나 비슷하다. 다만 스틱을 잡던 버릇때문인지 어깨라인이 타겟방향보다 약간 오픈돼 있는 것이 ‘옥의 티’.

△백스윙 톱

가슴이 두툼하지만 유연성이 뛰어나 몸통이 완전히 꼬일 정도로 어깨회전이 충분하다. 왼쪽 어깨가 턱밑을 지나 90도 이상 회전하지만 머리의 위치는 전혀 변동이 없이 공을 응시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가 바깥쪽으로 밀리지 않고 있는 것도 훌륭하다. 이토록 완벽한 백스윙톱 자세를 취할수 있는 이유는 그가 스틱을 뒤로 한껏 백스윙한 모습을 보면 쉽게 알수 있다.

△임팩트

임팩트직후 곧게 뻗은 두 팔과 샤프트가 이루는 ‘삼각형’은 투어프로들에게도 좀처럼 볼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그가 골프에서는 장타를, 아이스하키에서는 강슛을 날릴수 있는 공통점은 임팩트 순간 왼쪽 다리가 마치 기둥처럼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퍽을 칠때는 안쪽으로 약간 눕힌 왼쪽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파고 들어가며 강력한 임팩트 충격을 이겨내고 있다.

△폴로스루 및 피니시

헐의 폴로스루 및 균형잡힌 피니시 모습은 투어프로들도 부러울 정도다. 엄청난 헤드스피드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안정된 피니시를 할수 있는 것은 허벅지가 웬만한 여성 허리둘레와 맞먹는 굵직한 두 다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한편 헐은 퍽을 치고 난 직후 정면에서도 그의 배번(17번)과 성(HULL)이 보일 정도록 상체를 회전시키며 충분한 릴리스를 하고 있다.‘NHL최고의 파워히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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