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추천새책]뒤늦게 깨달은 사랑 '우리 할아버지'

  • 입력 2002년 2월 4일 16시 20분


"지난 토요일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사실적이고도 부드러운 그림이 눈에 띄는 그림책 '우리 할아버지'의 첫장은 이렇게 담담하면서도 슬픈 문장으로 커다란 그림책의 한 여백이 메워진다.

사진을 보는듯, 영화를 보는듯 너무나 사실적이고도 표현력이 풍부한 그림과 절제되면서도 침착한 이야기에 코끝이 찡하다.

우리 모두가 한번쯤을 들었을 법한 "내가 너만 했을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잔소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하나보다.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호주의 대표적인 작가인 릴리스 노만의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금발의 주인공 블레이크도 그런 할아버지때문에 짜증이 날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담뱃재와 담배가루를 아무데나 털고 다니고, 음식불평을 하시는가 하면 손자의 이름도 엉터리로 부르곤 하셨다.

하지만 아파서 병원에 누워계신 할아버지는 예전같지 않았고, 너무 아파 말도 잘 할수 없었는데..

할아버지를 더 이상 이 세상에서는 만날수 없게 된 지금, 블레이크는 새삼 할아버지의 멋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얼마나 물건을 잘 고치셨던지 말편자용 못으로 귀여운 동물을 능숙하게 만드셨었는지.

릴리스 노만 글·노엘라 영 그림/미래M&B /최정희 옮김/32쪽/값 8,000원

허지영 동아닷컴 기자 cream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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