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파워걸'들의 삶 '클라시커50-여성'

  • 입력 2002년 2월 1일 17시 27분


클라시커50-여성/바르바라 지히터만 지음 안인희 옮김/307쪽 1만5000원 해냄

“당신의 물건에 장화(콘돔)를 신기세요.”

팝스타 마돈나는 1980∼1990년대 ‘관능의 화신’이었다. 세계 순회 공연 도중 성교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자신의 누드 사진집 ‘섹스’를 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명성을 얻기 위한 무기였던 섹스 어필에만 머물지 않았다. 대중적인 댄스 리듬을 버리고 돈 맥클레인의 포크 명곡 ‘아메리칸 파이’를 테크노 스타일로 재해석해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았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는 등 ‘진보적인 여성’으로 거듭난 것.

‘클라시커 50’ 시리즈 5편인 ‘여성’은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예외적인 길’을 걸었던 여성들에 주목했다. 창조적인 여성들이 예술가 혹은 정치가로 두드러지기 위해 ‘세상을 뒤집는’ 극적인 생애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는 팝 가수 마돈나와 그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백치미’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파란만장한 삶이 있다. 성모 마리아, 마더 테레사 같은 역사 속의 인물도 등장한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냉철한 전략가였던 영국 엘리자베스 1세, 1612년경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라는 작품에서 남녀 간의 폭력을 그림으로 옮긴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이름없는 재봉사로 출발해 20세기 패션 디자이너계의 별로 떠오른 코코 샤넬, 미얀마 출신에 민족주의 자유투사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등 한 시대를 풍미했거나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따라간다.

195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단정한 숙녀의 상징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바비 인형이 시대가 흐르면서 흑인 바비까지 탄생하는 변천사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밖에 각 인물에 대한 평론에 덧붙여 생애와 업적, 대표작, 관련 도서 및 영화, 가볼 만한 곳, 사진 등을 첨가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이 책은 세상의 반을 차지했지만 남자의 권위에 눌려 평가절하돼왔던 ‘파워 걸’들에 대한 안내서라 할 만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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