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취업 힘든데 시집이나…중매시장 여초(女超)현상

  • 입력 2002년 1월 27일 18시 40분


국내 모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박모씨(33)는 결혼정보회사 회원은 아니지만 ‘공짜로 해주겠으니 여성 회원을 만나달라’는 결혼정보회사 직원의 부탁으로 지난주 말 네 번째 공짜 맞선을 보았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는 강모씨(33)도 지난해 12월말 모 결혼정보회사의 부탁으로 서울시내 고급호텔에 마련한 ‘전문직업인 맞선 이벤트’에 공짜로 참가했다.

강씨는 “회계사 등 전문직업인들이 모였던 그날 행사엔 나처럼 공짜로 참가한 남성회원들이 적지 않았다”며 “여성회원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취업난 속에 취업의 대안으로 결혼을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결혼중매시장에 심한 ‘여초(女超)’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결혼정보회사 A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7%였던 여성회원 비율이 취업시즌이 시작된 10월에는 63%로, 대기업과 공기업의 채용이 마무리된 11월에는 66%까지 올라 남성회원의 두 배 가까이로 많아졌다. B사의 경우도 지난해 중순 여대생 회원비율이 12%였으나 매달 늘어 지난해 12월 말엔 무려 17%까지 늘었다.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 박주일 상무는 “최근 여대생들 사이엔 취업 대신 시집간다는 의미의 ‘취집’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며 “여성의 경우 취업전선에서의 경쟁이 결혼중매시장으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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