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세계증시, '1월효과'는 어디가고 동반 겨울잠

  • 입력 2002년 1월 21일 18시 01분



‘1월 효과’를 기대했던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와 증시의 움직임에 세계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 증시에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동반 조정 현상〓세계 증시는 1월 첫 주 오름세를 보이다 내림세를 계속했다. 대우증권이 주요 8개국 11개 증시를 대상으로 지난해 폐장 때와 18일의 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를 제외한 10개 지수가 내렸다.

프랑스 CAC40지수가 4624.58에서 4448.85로 3.8%떨어져 가장 크게 하락했고 홍콩 항생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미국 다우지수 등도 2% 이상 내렸다. 한국 증시도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18일 주가지수는 708.47로 지난해 말의 693.7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의 설명은 대체로 이렇다. 2002년 미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투자자가 기술주(IT) 등 경기민감주를 사들여 세계 증시의 지수가 올랐다. 그러나 기대감에 어긋나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면서 ‘기대를 너무했구나’라는 반성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식을 팔면서 지수가 내린다.

대우증권 이영원 시황팀장은 “인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이 다소 비관적인 1·4분기 영업전망을 내 놓았고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그린스펀 의장이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제동을 걸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전종우 수석연구원도 “전 세계 증시를 외국인 투자가가 좌우하고 전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에 연동되는 구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보증권 주이환 책임연구원은 “나라마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가 작아진 것은 맞지만 미국 경제가 유일한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 차별화 논쟁〓대우증권 이 팀장은 “유일하게 지수가 전년보다 내리지 않은 한국 증시는 그만큼 힘이 남은 것이므로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SK증권 김준기 연구원은 “한국이 동반 조정을 받는 것은 미국경제에 민감한 외국인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한국 증시만 차별적인 상승을 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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