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조정장세 8일째' 원인싸고 논쟁

  • 입력 2002년 1월 17일 18시 25분


주식시장에 지루한 조정장세가 8일째 이어지면서 최근 장세의 본질을 둘러싼 시각 차이가 커지고 있다.

주가지수가 더 오르려고 잠시 쉬고 있다는 낙관적인 ‘기술적 조정론’에 대해 지수가 더 오를 이유가 정말로 있느냐는 ‘본질적 조정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정일영 차장은 17일 ‘왜 속도를 문제삼는가’라는 시황분석을 통해 “당분간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 만큼 국내외 경제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 장을 되짚어 보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잘해야 199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등 세계 경기 회복도 아직은 지극히 기대 섞인 전망일 뿐”이라며 현실에 비해 지수가 너무 빠르게 상승한 만큼 적어도 중기적인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증시 낙관론의 근거들에 근본적으로 회의를 제기한 것. 아이러니컬하게도 동양증권은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주가 상승을 점쳤었다.

김주형 과장은 “지수가 64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으며 적어도 1·4분기 안에는 전고점인 750선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 장세가 기술적인 조정을 겪고 있다고 보는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의 예측으로 인기를 끌었던 동양증권이 또 한번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고 반응했다.

동원증권 투자분석실 정훈석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최근의 지수 조정은 대세 상승장 초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대세 상승장 초기였던 92년 10∼12월 주가지수는 석 달 연속 올라 장중 최저가와 최고가 대비 상승률은 39.3%였다. 이후 두 달 연속 조정장세가 이어져 지수는 11.2% 하락했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올랐다.

98년 9∼12월에도 주가지수는 108.4% 올랐다가 이어진 두 달의 조정으로 24.8% 내린 뒤 다시 올랐다.

정 연구원은 “지수 700 정도가 적당한 조정으로 보이며 690까지 내려가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이영원 시황팀장도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조정이 진행되는 중이므로 단기적인 지수 등락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대세 상승 초기의 종합주가지수 상승 및 조정
연도상승 기간(지수 변동 및 변동률)하락 기간(지수 변동 및 변동률)
1992∼199392년 10∼12월 (499.83→696.28, 39.3%)93년 1, 2월 (719.54→638.83, -11.2%)
1998∼199998년 9∼12월(287.45→599.32, 108.4%)99년 1, 2월(651.96→489.75, -24.8%)
2001∼20022001년 10월∼2002년 1월(493.12→757.81,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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