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탁구선수 유승민 “주희정선수 열렬한 팬”

  • 입력 2002년 1월 7일 17시 26분


6일 서울을 연고로 한 ‘한지붕 두가족’ 삼성 썬더스와 SK나이츠의 라이벌전이 벌어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려대는 관중사이로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탁구신동’ 유승민(20·삼성생명·사진). 부천 내동중 3학년 때인 97년 열다섯살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화제를 뿌리기 시작한 바로 그 선수다. 아직 앳된 모습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코밑에 시커먼 수염 때문인지 제법 어른스러워졌다.

지난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간 영입 줄다리기로 8월까지 국내경기를 뛰지 못했던 그는 지난 12월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식, 복식, 단체전를 모두 거머쥐어 3관왕에 올랐다.

‘뜻밖이네요, 농구장에서 만나게 되니…’.

“저 농구 무지무지 좋아해요, 경기장에 올 수 없을 땐 꼭 TV중계라도 봐야 직성이 풀리는걸요.”

구기종목 중 가장 작은 공을 다루는 탁구선수가 가장 큰 공 가지고 하는 농구 마니아라니 이유가 궁금했다.

“농구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마지막 몇초 남겨놓고 극적으로 역전하는 거예요, 이게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예상하고 대비하는 작전싸움인데 탁구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프로농구 선수 중 누굴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에 유승민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삼성 포인트가드 주희정이요”라고 대답한다.

‘왜?’ 대답은 간단했다. “플레이가 시원시원하니까요. 속공나가는 걸 보면 제가 다 흥분되요.” 전형적인 전진속공형인 자신과 닮은 탓일까?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중에선 SK빅스의 조니 맥도웰을 꼽는다.

이제 막 20대에 들어섰지만 유승민의 농구관전 ‘경력’은 상당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농구대잔치를 보러 체육관을 찾아다녔단다.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들은 연세대 ‘독수리 5형제’로 불리던 문경은 이상민 등.

본인의 실제 농구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저요? 해본적은 있는데 뭐 제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더라구요(웃음). 그래서 보는 것만 좋아해요.”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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