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손이 시려워 ‘꽁’ 골이 안터져 ‘꽁’

  • 입력 2002년 1월 2일 17시 26분


국민은행의 최위정(오른쪽)이 삼성생명 이미선의 수비망을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최위정(오른쪽)이 삼성생명 이미선의 수비망을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 손이라도 꽁꽁 얼어붙은 것일까.

차가운 바깥 날씨에 위축된 탓인지 체육관 내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손은 굳어 있었다. 두 팀 합쳐 딱 100점.

국민은행 세이버스가 삼성생명 비추미에 여자프로농구 한 경기 최소득점의 수모를 안기며 단독 2위로 떠올랐다.

국민은행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겨울리그에서 삼성생명을 57-43으로 이겼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5승3패를 기록, 1위 신세계를 반게임차로 바짝 쫓았다.

이날 삼성생명이 뽑아낸 43점은 국민은행이 99겨울리그 한빛은행전에서 세웠던 종전 최소득점 기록(46점)을 깨뜨린 것. 특히 삼성생명은 4쿼터에 8분35초 동안 무득점에 그치면서 단 3점을 넣어 역대 한 쿼터 최소득점 타이기록도 수립하는 망신을 당했다. 그나마 삼성생명은 종료 2.5초 전 터진 필립스의 골밑슛으로 간신히 한 쿼터 최소득점 경신은 피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삼성생명 유수종 감독은 “20년 넘게 지도자로 있으면서 이런 경기는 별로 없었다”고 허탈해 했으며 TV해설을 맡았던 연세대 최희암 감독은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쌩쌩 도는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외국인 센터 셔튼 브라운은 6점, 16리바운드로 골밑을 굳게 지키며 블록슛을 6개나 올렸고 가드 김지윤도 17점, 6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틀 연속 게임을 치르며 체력 저하에 시달린 데다 미국으로 휴가를 떠난 맵의 팀 합류가 늦어지면서 전력에 구멍이 뚫린 삼성생명은 2연패에 빠지며 4승4패로 4위에 처졌다.

춘천에서는 현대 하이페리온이 시즌 첫 연장 접전 끝에 한빛은행 한새를 73-69로 제치고 3연패 후 4연승의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는 춘천여고 출신의 김영옥이 고향 팬의 응원에 힘이라도 얻은 듯 양 팀 최다인 21점을 터뜨렸고 외국인 센터 샌포드도 17점, 8리바운드로 이름값을 해냈다.

<수원〓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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