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기도 한다. 전직을 희망하는 직장인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평소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여성 헤드헌터 3인으로부터 들어본다.》
▽이진재 HR코리아 차장〓아무리 취업난이 심하다고 해도 경력직 사원을 뽑는 시장은 늘 열려있다. 또 불경기일수록 기업들은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포기하는 대신 알짜배기 경력직 사원을 스카웃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은정 인커리어 과장〓대개 겨울은 스카웃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봄이면 날씨가 풀리듯 시장도 활기를 띤다. 내년 봄은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져 스카웃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정희 피앤이컨설팅 팀장〓기회는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 전직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낚아챌 수 있도록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경우 첫 입사 이후 7∼8년차가 지나면 전직이 거의 힘들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진재〓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우선 자기가 하고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런 판단을 먼저 해야 관련되는 자격증이 무엇인지, 필요한 외국어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이은정〓이직을 하려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단지 현재 있는 직장이 마음에 안들어서 옮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문제다. 그런 사람은 새로운 직장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정희〓경력직 사원을 채용하려는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따지는 것은 업무에 대한 숙련도다. 물론 영어와 컴퓨터능력이 뛰어나다면 플러스 알파다.
▽이진재〓어학 공부를 위해 1년짜리 해외연수를 가는 사람이 있는데 단순한 어학연수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 여자들은 특히 동창회 모임같은 게 활발하지 않아 인적 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직에 성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정희〓하다 못해 인터넷의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된다. 경력직 사원 채용 때는 채용 담당자들이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진재〓네트워크가 약한 사람은 헤드헌팅 업체를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가능하면 여러 업체에 자신의 이력서를 넣어두는게 좋다.
▽조정희〓헤드헌팅 업체는 단순히 일자리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게 아니다. 이직 희망자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장점은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컨설팅까지 해준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단점은 잘 보지만 사회 분위기상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은정〓더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 여부, 현 직장에서의 불만의 원인 등을 진단해보는 일종의 심리 상담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다. 헤드헌터들은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므로 인터뷰를 해보면 그 사람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인지, 권력지향적인 사람인지, 금전 지향적인 사람인지를 대충 알 수 있다. 그렇게 파악된 내용은 새로운 직장을 추천하는데 요긴한 자료로 쓰인다.
▽이진재〓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던 3년차 여성의 전직을 도와준 경우가 있다. 이 여성은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지만 워낙 큰 회사라 그냥 주변 사람에 묻혀지내는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여성의 성향을 파악한 다음 직원이 10명 남짓한 조그마한 금융 부티크를 추천했다. 그 여성은 회사를 옮긴 뒤 자신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펼쳐보일 수 있게 됐고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는 등 새로운 인생 설계에 한창이다.
▽조정희〓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매년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년에 한번씩 이력서를 새로 써보라고 권하고 있다. 1년전 이력서와 새로 쓴 이력서에서 전혀 나아진 내용이 없다면 문제가 있다.
▽이진재〓일기를 쓰듯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일들을 기록해놓는 것도 중요하다. 나중에 전직을 위해 새로운 이력서를 쓸 때 ‘내가 언제 어느 팀에서 무슨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나는 이런 성과를 거뒀다’ 정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서다.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때는 이런 구체적인 성과 제시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정희〓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외모를 잘 가꾸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미국의 한 사례를 보면 똑같은 학벌과 조건의 두 사람이 면접을 봤는데 고급 양복을 깨끗하게 차려입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연봉을 10% 높에 책정받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은정〓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업무 수행능력에서 남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켜야한 다는 점이다. 여성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때 담당자들이 주로 물어보는 것은 야근을 할 수 있느냐, 장기 출장을 갈 수 있느냐 하는 것들이다. 여자들에게도 남자들과 똑같은 강도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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