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여성 직장인의 성공적 전직법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37분


왼쪽부터 이진재 이은정 조정희 컨설턴트
왼쪽부터 이진재 이은정 조정희 컨설턴트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해진 지금 많은 직장인들은 좀더 나은 직장을 꿈꾼다.

어떤 이들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기도 한다. 전직을 희망하는 직장인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평소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여성 헤드헌터 3인으로부터 들어본다.》

▽이진재 HR코리아 차장〓아무리 취업난이 심하다고 해도 경력직 사원을 뽑는 시장은 늘 열려있다. 또 불경기일수록 기업들은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포기하는 대신 알짜배기 경력직 사원을 스카웃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은정 인커리어 과장〓대개 겨울은 스카웃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봄이면 날씨가 풀리듯 시장도 활기를 띤다. 내년 봄은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져 스카웃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정희 피앤이컨설팅 팀장〓기회는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 전직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낚아챌 수 있도록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경우 첫 입사 이후 7∼8년차가 지나면 전직이 거의 힘들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진재〓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우선 자기가 하고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런 판단을 먼저 해야 관련되는 자격증이 무엇인지, 필요한 외국어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이은정〓이직을 하려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단지 현재 있는 직장이 마음에 안들어서 옮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문제다. 그런 사람은 새로운 직장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정희〓경력직 사원을 채용하려는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따지는 것은 업무에 대한 숙련도다. 물론 영어와 컴퓨터능력이 뛰어나다면 플러스 알파다.

▽이진재〓어학 공부를 위해 1년짜리 해외연수를 가는 사람이 있는데 단순한 어학연수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 여자들은 특히 동창회 모임같은 게 활발하지 않아 인적 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직에 성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정희〓하다 못해 인터넷의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된다. 경력직 사원 채용 때는 채용 담당자들이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진재〓네트워크가 약한 사람은 헤드헌팅 업체를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가능하면 여러 업체에 자신의 이력서를 넣어두는게 좋다.

▽조정희〓헤드헌팅 업체는 단순히 일자리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게 아니다. 이직 희망자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장점은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컨설팅까지 해준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단점은 잘 보지만 사회 분위기상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은정〓더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 여부, 현 직장에서의 불만의 원인 등을 진단해보는 일종의 심리 상담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다. 헤드헌터들은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므로 인터뷰를 해보면 그 사람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인지, 권력지향적인 사람인지, 금전 지향적인 사람인지를 대충 알 수 있다. 그렇게 파악된 내용은 새로운 직장을 추천하는데 요긴한 자료로 쓰인다.

▽이진재〓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던 3년차 여성의 전직을 도와준 경우가 있다. 이 여성은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지만 워낙 큰 회사라 그냥 주변 사람에 묻혀지내는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여성의 성향을 파악한 다음 직원이 10명 남짓한 조그마한 금융 부티크를 추천했다. 그 여성은 회사를 옮긴 뒤 자신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펼쳐보일 수 있게 됐고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는 등 새로운 인생 설계에 한창이다.

▽조정희〓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매년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년에 한번씩 이력서를 새로 써보라고 권하고 있다. 1년전 이력서와 새로 쓴 이력서에서 전혀 나아진 내용이 없다면 문제가 있다.

▽이진재〓일기를 쓰듯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일들을 기록해놓는 것도 중요하다. 나중에 전직을 위해 새로운 이력서를 쓸 때 ‘내가 언제 어느 팀에서 무슨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나는 이런 성과를 거뒀다’ 정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서다.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때는 이런 구체적인 성과 제시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정희〓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외모를 잘 가꾸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미국의 한 사례를 보면 똑같은 학벌과 조건의 두 사람이 면접을 봤는데 고급 양복을 깨끗하게 차려입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연봉을 10% 높에 책정받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은정〓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업무 수행능력에서 남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켜야한 다는 점이다. 여성 경력직 사원을 채용할 때 담당자들이 주로 물어보는 것은 야근을 할 수 있느냐, 장기 출장을 갈 수 있느냐 하는 것들이다. 여자들에게도 남자들과 똑같은 강도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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