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美 산타랠리' 기대감 솔솔…'분기말 악몽' 우려도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15분


‘산타 랠리’냐 ‘분기말 징크스’냐.

미국 주식시장이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매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에는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강보합으로 마감.

낙관론자들은 지수가 오르내림을 거듭하며 조정을 보이다가 연말에 다가가면서 짧은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타 랠리’란 전통적으로 연말, 특히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연초까지 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을 가리키는 말.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트의 주식운용 책임자 데이비드 브리그스는 “투자자들이 저가에 매수를 하려는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퍼시픽그로스이쿼티즈의 스티브 마소카 사장은 “그동안의 상승폭을 감안하면 현재 진행되는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저금리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자금을 조금씩 주식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분기말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매 분기말(3, 6, 9, 12월)에 미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 경고가 주가 하락을 부추겼던 것.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에서는 분기 결산을 앞두고 분기말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11일 미국의 대표적 제약사인 머크사가 실적 경고를 내놓는 바람에 다우지수는 10,000선 재돌파에 실패했다.

월가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4·4분기 수익이 지난해보다 18.7%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실적 조사기관인 퍼스트콜은 “4·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를 보면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분기에 비해 악화되지도 않은 수치”라면서 “기업 실적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월가에서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분기말 징크스’에 대한 우려보다 다소 우세한 상황.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미국 ABC뉴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7%로 지난달에 비해 11%포인트 줄어들었고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대답은 8%포인트 늘어난 24%를 기록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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