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올해 우수잡지 '쿠켄' 이은숙 편집장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9분


“에뮤(일종의 낙타)고기, 악어고기, 캥거루고기도 기회가 닿으면 즐겁게 먹습니다. 선입견을 버리면 꿩이나 사슴, 닭고기랑 비슷해요. 혀의 감각은 자극을 줄수록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잡지협회에서 선정하는 ‘2001 올해의 우수잡지’로 뽑힌 음식전문잡지 ‘쿠켄’의 이은숙 편집장(31). 음식을 먹어보고 맛을 표현하는 일이 직업인 탓에 식습관도 ‘반 그릇씩 하루 6끼 식사’로 굳어졌다. 정확히 말해 먹는다기보다는 ‘맛보기’가 직업인 그는 폭탄주도 천천히 음미하며 들이켜는 것이 몸에 밴지 오래다.

“요즘은 술상무가 아니라 ‘음식상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모임이 있는데 그러면 어느 식당에 가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녀는 앞으로 ‘음식이 매개가 된 의사소통과 사교기술’에 관해 사회과학적으로도 접근해 볼 생각이다. 식당의 분위기와 맛에 따라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의 양과 질이 바뀐다는 믿음 때문이다.

‘외식’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실험정신 가득한 창작요리를 하는 것도 그녀의 취미다. 혼자 사는 그녀의 냉장고에는 항상 잡지용 사진촬영이 끝나고 먹다 남은 식재료가 들어 있다. 밥에 식초와 설탕을 살짝 넣고 버무려 놓은 채 김 날치알 햄 맛살 당근 오이를 차례로 펼쳐놓고 밥과 합쳐 버무려 놓으면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된다는 것이 그녀의 조언이다. 나이보다 앳돼보이는 미혼.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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