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총점 누가분포표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4일 전국의 고교 진학지도 교사 6명을 긴급 소집했다.
서울 부산 광주 청주 등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교육부 대학지원국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총점 누가분포표 공개 여부 등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
참석한 모든 교사들이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의 누가분포표는 물론 영역별 누가분포표 등 진학지도 교사들이 상담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소수점까지 따지는 대입 한줄 세우기는 곤란하다”며 “9등급별 점수와 누가인원을 보면 대충 자신의 성적 위치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교사들이 “이런 자료를 갖고 진학지도를 했다가 제자들이 낙방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박하자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의 동료 수학교사들에게 부탁하면 성적분포를 알아낼 수 있을 텐데…”라는 황당한 발언까지 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수학교사가 알아낼 정도라면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회의 말미에 교사들이 “누가분포표는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돌아가십시오”라고 답변했다.
부산 용인고 박만제(朴萬濟) 진학부장은 “교육부가 수험생의 심정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교사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으면서 왜 교사들을 불러모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교육부는 회의가 끝난 직후 ‘총점 누가분포표 공개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교육부의 이런 태도를 일선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이인철<사회1부>inchu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