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누가 보나 "삼성이 제일 세다"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8시 39분


삼성 작년 우승 장면
삼성 작년 우승 장면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시즌 개막을 앞둔 팀별 판도전망은 대부분 ‘안개속’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뚜껑을 열기까지는 우승을 자신하는 팀도, 고전이 예상되는 팀도 사전 전력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

그러나 내달 3일 개막, 5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2001∼2002 프로농구는 예외다.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10개 구단이 전반적으로 전력이 조금씩 향상됐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질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 결과 각 구단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삼성 썬더스의 2연패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과 삼보 엑써스, 코리아텐더 푸르미가 ‘2약’ 구도.

삼성의 전력상승은 도박에 가까운 과감한 트레이드 성공에다 운까지 따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의 간판스타였지만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던 문경은을 SK 빅스의 우지원과 전격적으로 맞바꿨을 때 농구계의 반응은 회의론이 우세한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지원이 득점에서 문경은의 공백을 메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비 조직력도 한결 공고해지며 삼성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또 지난 시즌 종료 뒤 재계약 여부를 심각히 고민했던 용병 무스타파 호프도 기량이 부쩍 좋아져 돌아와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하고 있다.

반면 삼성 우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SK 나이츠는 최근 교체한 용병 테렌스 무어가 정통 센터가 아닌 데다 트라이아웃에서 탈락한 뒤 운동을 하지 않아 체중이 120㎏에 육박할 정도여서 초반 고전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골밑 몸싸움을 싫어하는 서장훈에게 부담이 가중되게 됐고 지난 시즌 만능 살림꾼 로데릭 하니발의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최대의 화제를 뿌린 LG 세이커스는 송영진이란 대어급 신인이 코트에 나서며 포워드진이 어느 해보다 강화됐다는 평. 하지만 포인트가드를 맡을 오성식이 나이(32) 때문에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고 이 공백을 메울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최대 걸림돌.

이들과 함께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른 선수(데니스 에드워즈)마저 과감히 포기한 채 새로운 선수(퍼넬 페리)를 영입한 SBS 스타즈와 한국농구에 정통한 조니 맥도웰을 영입하고 문경은이 가세한 SK 빅스, KCC 이지스 등이 상위권 진입을 노릴 만큼의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춘 팀으로 분류된다.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삼성이 구축한 아성에 나머지 9개 구단이 도전하는 형국이 될 것이란 것이 농구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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