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지터 엄청난 연봉 이유있었네

  • 입력 2001년 10월 17일 13시 49분


"데~릭 지~~~러" "데~릭 지~~~러"

뉴욕 양키스의 5차전 승리가 확정되기 전 양키스테이디엄을 꽉 메운 뉴욕 팬들은 약속이나 한 듯 "데릭 지터"를 합창 했다. 지터가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은 '그가 연간 1천8백90만달러를 받을 선수인가'라고 시즌 내내 질문을 하던 호사가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지터가 2001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은 환상적인 기록, 그 이상이었다. 지터는 5차전에서 3타수2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타율을 4할4푼4리(18타수8안타)로 끌어 올렸다.

성적만으로는 그의 활약을 100% 설명할 수 없다. 3차전으로 돌아가 보자.

3차전은 양키스가 홈에서 2연패를 당한 후의 경기였기 때문에 사실 시리즈 최종전이 될 수도 있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양키스 타선에 그나마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하고 있는 지터는 3차전에서 홈런 못지 않은 귀중한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3차전 7회말 수비 때 2아웃 1루 상황에서 어슬레틱스의 터렌스 롱은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 냈고 1루주자 제러미 지암비는 3루를 돌아 홈을 향하고 있었다. 양키스의 우익수 셰인 스펜서는 홈 송구를 했고 공은 정확히 포수에게 날아 가지 않았다. 유격수 지터는 포수 5m 쯤 앞에서 공을 가로채 포사다에 옆동작으로 토스를 했고 지암비는 홈에서 간발의 차로 아웃이 됐다.

만약 지터가 중간에 공을 패스해 주지 않았다면 포수 포사다는 홈플레이트에서 벗어난 공을 받아 홈으로 들어오는 지암비를 태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중계 플레이가 아니었기에 지터의 '본능'은 칭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지터의 천재적인 플레이와 마이크 뮤시나의 쾌투 덕분에 양키스는 3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고 '승리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최종 5차전으로 패스트 포워드. 지터는 득점타를 때려냈으며 3타수2안타로 팀 공격의 핵 역할을 했다. 팬들이 "지터"를 합창한 것은 단순히 그가 좋은 공격을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터는 8회초 수비때, 1아웃 1루 상황에서 어슬레틱스의 터렌스 롱이 친 공을 3루쪽 펜스 앞에서 잡아내고 밖으로 떨어지는 호수비를 했던 것. 이는 단순히 원아웃을 잡은 것 이상의 플레이였다.

양키스 선수들에게 마무리를 잘 지을 수 있는 '용기'를 불어 넣어줬던 플레이였다. 양키스 팬들도 지터의 '허슬 플레이'에 감동이 돼 양키스를 끝까지 뜨겁게 응원했다

조지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가 거액을 지불하며 지터에게 원했던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구단주는 지터가 양키스의 '정신적인' '감정적인' 리더가 되길 원했다.

지난 오프 시즌 동안 스포츠 사상 두 번째의 최고 계약을 맺었던 지터는 정규시즌 동안 많은 전문가와 팬들로부터 "몸값을 못하는 선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절친한 친구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번타자(지터를 지칭)는 부담이 적다."며 은근히 지터를 깎아 내리기도 했다.

지터는 이런 모든 비난을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자 조용히 응답했다.

젊은 나이(27세)에 벌써 월드시리즈 챔피언십링을 4개나 받은 지터는지난해 올스타전 MVP,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되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루키 시절인 96년 당시 22세였던 지터는 월드시리즈 챔피언 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그 5년의 경력 동안 4차례나 챔피언십 링을 받은 바 있다.

루키 해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차지한 지터는 미 프로야구 기자협회 선거인단의 투표결과 28개 1위표를 모두 휩쓸며 1백46점을 얻어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다.

이같은 만장일치 1위 투표는 당시로는 아메리칸리그 사상 5번째 기록이었다. 양키스 유격수로는 1936년 프랭크 크로세티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78타점을 올렸던 지터는 지난 80년 훌리오 프랭코(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현 애틀랜타. 80점)에 이어 루키 유격수 최다 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은 것 때문에 '실력과 이미지'에 비해 스팟라잇(spotlight)을 덜 받는 편인 지터는 정규시즌 통산 3할2푼의 타율(1199안타)에 홈런 99개, 488타점, 도루135개, 장타율 4할7푼을 기록 했다.

지터의 플레이오프 기록은 더욱 화려하다. 96년부터 매년 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 했던 지터는 98년을 제외하곤 96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통산 타율은 3할2푼8리. 통산 안타는 87개로 전설적인 안타왕 피트 로즈(86개)의 기록을 벌써 넘어섰다.

아직 27세의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그가 은퇴할 즈음에는 플레이오프 각종 공격/수비 기록을 모두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살아 있는 전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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