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14일 19시 1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점포를 선정한 지역은 지하철역과 인접한 곳. 외견상으로는 무난한 입지조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리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지하철역을 기준으로 좌우의 지역이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맞은 편 지역은 은행 등 각종 업무시설이 밀집하여 유동인구가 풍부했다. 반면 점포가 있는 지역은 페인트집, 철공소 등 소형 점포들이 자리해 있어 고정적인 수요층 확보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업종은 이미 상권조사를 통해 쇠고기 요리점으로 결정했다. 사무실 종사자 수요층의 점심, 저녁 메뉴로 가장 적절한 업종이라는 생각에서였다.
K씨는 입지여건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했다. 결론은 세 가지. 첫째는 주차 공간의 확보였다.걸어서 찾아올 수 있는 고객이 제한되어 있다면 나머지는 차량을 이용해서 찾는 고객을 늘리는 방법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가장 비싼 1층 전체를 과감히 주차공간으로 만들고 2, 3층을 매장으로 활용했다.
두 번째는 층별로 40평이 넘는 공간의 장점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단체 손님이 매출을 높여주는 ‘효자’라고 판단하고 영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동창회 회식 등 각종 모임 손님 유치를 위해 연말연시, 체육대회 등 그때그때 영업에 나섰다.
세 번째는 점심시간 고객을 확보하여 그들을 저녁시간 고객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점심메뉴 다양화에 힘썼다. 간단한 된장찌개부터 게장정식까지 계절별로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를 준비했다. 그 결과 점심시간 매출만 100만원이 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분석과 조언〓 K씨가 선택한 쇠고기 요리 전문점은 전형적인 입지형 사업이다. 입지조건이 불리하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러나 조건이 불리하다고 그대로 실패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업종의 세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 내는 일이다. K씨는 창업 전에 식음료 유통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시장을 보는 노하우가 남보다는 좋았던 셈이다.
사무직 종사자들은 점심시간 메뉴 선택에 고민이 많다.다양한 점심메뉴로 마진폭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을 확보한 K씨의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저녁시간 이러한 업종의 매출은 회식 등 단체 손님이 올려준다.
인근 지역이 주택가 밀집지역으로 가족 고객을 상대하는 곳이 아니라면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현장 영업을 시도하는 발상의 전환도 성공의 중요 포인트로 볼 수 있다. 사업 시작 전의 준비자세도 잊지 말자. 본인이 잘 아는 사업이라도 변화된 지역 환경과 수요층에 대한 조사는 아무리 자세히 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nachlass@hanmail.net
구독
구독
구독